미래차 100만 대 vs 산업용 전기 100원…전남·광주 ‘청년 유치 경쟁’ [6·3 경제 공약 해부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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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주의는 각 정당이 공약을 가지고 경쟁함으로써 시민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경쟁적 정치체제다. 광역단체장은 임기 동안 시도민의 살림과 산업 지도를 결정한다. 각 당 후보들이 쏟아낸 경제 공약은 단순한 선거용 구호가 아니라 임기 4년의 청구서다. 반도체, 바이오, 행정통합을 두고도 후보별 해법은 갈리고, 공약마다 재원 조달과 중앙정부 협조라는 조건이 붙는다. 본지는 양당 16개 시도 후보의 1호 공약과 핵심 경제 공약을 권역별로 전수 분석해 후보 간 충돌 지점, 재원·실현가능성, 임기 내 체감 가능성을 짚는다. 수도권을 시작으로 영남, 호남·충청, 강원 순으로 분석한다.

새만금·군공항·달빛철도까지…호남 표심은 결국 ‘정주 가능성’
“메가 공약 쏟아지지만 청년은 숫자보다 실제 일자리 본다”

▲민형배(왼쪽)·이정현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광주·전북 등 호남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앞다퉈 청년ㆍ일자리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은 산업 유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내 일자리가 늘어나느냐”에 쏠리는 만큼 철저한 검증과 실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투데이가 7일 전남·광주·전북 지역 주요 후보 4명의 공약을 지역별 수혜 구조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청년ㆍ일자리는 △미래차·인공지능(AI) 산업 △전력·RE100 산업단지 △통합특별시와 교통망 △새만금·공항 개발 등 4개 축을 통해 마련된다. 다만 후보마다 “국가 프로젝트형 산업 육성”과 “규제 완화·속도전” 사이 접근법이 크게 갈렸다.

▲후보별 공약 비교안. 이투데이 DB

이정현 “미래차 100만 대”…민형배 “산업용 전기료 kWh당 100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일자리 공약은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의 ‘미래차 100만 대 산업벨트’다. 이 후보는 광주를 중심으로 미래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영광·고흥·신안 풍력벨트와 연계해 서남권 산업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 후보 측은 현대차·기아 광주공장 고용 구조를 기준으로 하면 직접 고용만 1만5000~2만 명,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약 5만 명 규모 일자리 효과가 가능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핵심은 산업 분산이다. 이 후보는 “통합시청은 광주에 두되 산업은 전남 전역으로 분산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광주 집중 현상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에서는 “미래차 산업이 광주권에만 집중되면 오히려 순천·여수·나주·화순 등 동부·중부권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민형배 후보는 ‘산업용 전기 100원 체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이 kWh당 약 182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이 낮춘 가격이다. 대상은 광주 첨단·하남산단, 전남 여수국가산단·광양산단·대불산단 등이다. 민 후보는 RE100 산업단지와 분산형 전력망 구축, ‘전남광주전력공사’ 설립까지 묶은 패키지 전략을 제시했다. 값싼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을 앞세워 AI·반도체·데이터센터 기업을 끌어들이겠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현실성이다. 전남광주전력공사 설립에는 정부 승인과 전력시장 제도 개편이 필요하고 송배전망 구축에도 막대한 재원이 들어간다. 민 후보 측은 20조원 규모 전략산업 투자를 언급하고 있지만 국비·지방비·민자 비율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기업 유치 논리는 강하지만 실제 청년 일자리 숫자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북은 ‘새만금 청년경제’…이차전지·바이오 집중

전북은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산업 재편 경쟁이 일자리 공약의 핵심이다.

전북도지사 선거에 나선 민주당 이원택 후보는 재생에너지·피지컬AI·바이오·농생명 등 4대 산업축과 함께 ‘연금도시’ 구상을 내세우고 있다. 새만금 SK 이차전지, LG화학 양극재 사업 등 기존 국가사업과 연계해 익산·정읍·완주권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연금도시’가 청년·중장년 정착 지원금인지, 생활 SOC 확대 개념인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의힘 양정무 후보는 ‘인허가 고속도로’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업 투자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해 민간 기업 유치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년 채용 인센티브 규모와 지원 기간 등은 공개되지 않아 비교가 쉽지 않은 상태다.

전북은 최근 4년간 전국에서 청년 인구 감소율이 가장 가파른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결국 '얼마나 빠르게 체감 일자리를 만드느냐'가 선거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군공항·달빛철도·새만금공항…결국 청년은 ‘출퇴근 가능성’ 본다

호남권 정주 환경 조성의 가장 큰 변수는 교통과 주거다. 대표 쟁점이 광주 군공항 이전이다. 여야 모두 2025년 12월 광주시·전남도·무안군·국방부·기재부·국토부 간 6자 합의를 바탕으로 무안 이전 추진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 시점과 종전 부지 활용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민 후보는 통합특별시 체계 안에서 “1년 내 주청사 위치를 결정하겠다”고 했고 이 후보는 서남권 관문공항과 MRO 산업 중심 재설계를 강조하고 있다.

광산구 송정·도산·신흥·우산·평동 등 소음 영향권 주민들 입장에서는 군공항 이전 시점이 집값과 정주 여건에 직결된다. 하지만 양측 모두 구체적 로드맵 공개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달빛철도 역시 변수다. 광주~대구를 잇는 달빛철도 특별법은 지난해 초 통과됐지만 노선과 재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광주~담양~순창~남원~함양 라인의 정차역이 확정되면 통근권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전북은 새만금 신공항과 새만금~전주 고속도로가 핵심이다. 다만 새만금 신공항은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의 기본계획 취소 판결 이후 사업 추진이 흔들리고 있다.

반면 호남고속철도 2단계 고막원~목포 구간은 올해 말 개통 예정이어서 목포와 전남 서남권 청년들의 광주 출퇴근 생활권은 현실화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후보들이 수십조원 투자와 수만개 일자리를 이야기하지만 청년 입장에서는 결국 ‘내가 여기서 먹고살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통합특별시든 미래차든 실제 정주 비용과 생활권 변화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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