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병원에서 연구 및 임상 경력을 쌓은 현장 전문가의 창업 성과가 누적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돌입은 물론, 인수합병과 대규모 투자 유치 등의 낭보가 이어지면서 바이오 기업들의 시장 활약이 주목된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이젠셀, 온코마스터, 지니너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등 의과대학·대학병원 교수가 설립한 바이오 기업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들 중 바이젠셀, 지니너스, 넥스트바이오는 코스닥 상장사이며, 온코마스터는 코스닥 상장사인 온코크로스에 인수됐다.
가장 성과가 두드러지는 기업은 바이젠셀이다. 최근 자가면역세포치료제 ‘VT-EBV-N’의 첨단재생의료 치료계획이 보건복지부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의위원회’로부터 적합 승인을 받았다. 전영우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가 향후 2년간 ‘완전관해 이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은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VT-EBV-N 치료를 수행할 예정이다.
바이젠셀은 김태규 대표가 2013년 서울성모병원 미생물학교실 교수로 재직하면서 가톨릭대학교 기술지주회사의 제1호 자회사로 설립한 면역세포치료제 전문기업이다. 앞서 2021년 코스닥에 입성했으며 적극적인 투자 유치로 현재 보령홀딩스가 지분율 29.7%를 확보한 최대 주주다. VT-EBV-N에는 특정 항원에 반응하는 면역세포를 선별·배양하는 바이젠셀의 독자 개발한 플랫폼 바이티어(ViTier)가 적용됐다.
지니너스는 해외 파트너사와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3월 일본 자회사 GxD가 현지 대형 제약사와 인텔리메드(IntelliMed) 기반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인텔리메드는 지니너스 자체 유전체 데이터베이스 ‘CASOD’에 기반한 신약 타깃 발굴 및 치료 전략 수립 플랫폼이다. GxD는 임상 검체를 활용해 공간오믹스,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을 수행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해석을 통해 신약개발을 지원한다.
지니너스는 2018년 박웅양 성균관의대 분자세포생물학교실 교수가 창업한 유전체 및 AI(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으로, 202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달에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 참석해 대장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을 결정하는 종양미세환경(TME) 연구 결과를 포스터 발표한 바 있다.
온코마스터는 최근 신약 개발 기업 온코크로스에 인수됐다. 온코크로스가 온코마스터를 흡수하는 소규모 합병으로, 기일은 7월 1일이다. 온코마스터가 보유한 임상 코호트 데이터와 분석 역량을 온코크로스의 AI 플랫폼에 통합할 예정이다. 항암제 적응증 및 바이오마커 발굴 AI를 고도화하고, 암 조기 진단 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온코마스터는 2022년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인 K-마스터(K-MASTER) 사업단의 성과를 기반으로 김열홍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창업한 암 정밀의료 플랫폼 기업이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국책 과제에 선정되면서 R&D 자금과 역량을 누적하고 있다. 최근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의 의료기기 국외 임상시험 지원 과제에 신규 선정됐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위해 미국에서 진행 중인 혈관내색전촉진용보철재 넥스피어에프(Nexsphere-F)의 임상을 대상으로 하며, 정부 출연금 총 22억원이 확보됐다. 이 회사는 지난달에도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R&D 과제 2건에 최종 선정된 바 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이돈행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2014년 창업해 2024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주력 제품은 분말 제형의 내시경 지혈제 넥스파우더로, 2020년 메드트로닉과 한국, 중국, 일본을 제외한 판권 계약을 체결해 해외 주요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대학병원 출신의 바이오 기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가시화하면서 산·학·연 협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학계, 의료 현장, R&D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들이 산업계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대학병원과 연구소에 양질의 데이터와 연구 역량이 축적돼 있지만, 이런 자원들이 산업으로 연계되는 경로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매우 드물었다”라며 “의료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들이 유망한 기술을 사업화하면 바이오 업계 활성화는 물론, 병원도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