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ㆍ해외유명 브랜드 인기...디자인ㆍ안전성 중요
유통가 어린이날 정조준, 체험형 콘텐츠로 부모 유혹

에코붐 세대 부모들이 성분과 디자인을 꼼꼼히 따지는 가치 소비에 나서면서 유통가의 ‘VIB(Very Important Baby)’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단순히 비싼 물건을 사주기 보다 아이가 무엇을 보고 배우는지, ‘경험의 가치’에 집중하는 모습도 뚜렷하다.
1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아동복 매장은 평일임에도 유모차를 끈 젊은 부모들로 붐볐다. 매대엔 한 켤레 1만2000원짜리 아기 양말부터 12만 8000원에 달하는 담요까지 고가의 제품이 즐비했다. 친환경 원단이 특징인 한 브랜드 판매원은 “저희 제품은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재고 문의 전화가 자주 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전한 소재란 장점과 디자인이 인기의 이유”라며 “양면 턱받이나 담요에 그려진 예쁜 그림을 젊은 엄마들이 선호한다”고 부연했다. 이곳에서 만난 젊은 부모들은 실제로 물건의 품질만큼이나 심미적 가치와 자기만족을 구매 결정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장주희(34·서울 고척동) 씨는 “아기 돌에 입힐 옷을 직접 입혀보고 싶어 백화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장 씨는 “아기 옷은 성분도 중요하지만 일단 예뻐야 한다”며 “하루종일 아기만 보다보니 예쁘게 입혀야 내 기분도 좋아져 디자인을 제일 많이 본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후 2시 찾은 신세계백화점에서 만난 MZ 엄마의 반응도 비슷했다. 친구 아기 선물을 고른 윤은지(37·서울 회현동) 씨는 평소엔 시장을 애용하지만 특별한 날엔 백화점을 찾는다고 했다. 윤 씨는 “평소 내복은 남대문 시장에서 사지만 아기 외출복이나 선물은 백화점 브랜드에서 고른다”고 말했다. 그는 “원단은 비슷한 것 같은데, (백화점 제품은) 확실히 디자인이 다르다”며 “사실 아이 옷은 100% 엄마의 취향이 반영된다. 일종의 자기만족”이라고 강조했다. 윤 씨는 “요즘 엄마들은 아기옷도 본인들 옷처럼 차분한 색감을 선호한다”며 “내가 만족스럽고 기뻐야 구매한다”고 말했다. 한 벌에 20~30만원 경우도 많지만 “주변 지인에게 물려주거나 중고 마켓에 팔아 비용을 보전한다”고 답했다.

다음날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5층은 어린이날 연휴를 앞두고 아이 옷을 고르는 부모들로 붐볐다. 육아용품 중 가장 비싼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한솔(33·서울 신길동) 씨는 유모차라고 답했다. 김 씨는 “아기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 비싸도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가 고른 유모차는 한 대에 100만원이 훌쩍 넘는 프리미엄 브랜드였다.
반면 일상용품에서는 효율성을 따지는 모습도 보였다. 이윤아(35·서울 영등포동) 씨는 “아기 내복 같은 경우 가성비가 중요해 SPA 브랜드를 애용한다”고 했다. 내복은 평균 2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이 씨 역시 “특별한 날이나 외출복 한두 벌 정도는 몇 십만원짜리 제품을 구매한 적 있다”면서 “아이들 사진을 찍어서 조부모님께도 보내고 사회관계망시스템(SNS)에도 올리는데 그럴 땐 예쁜 옷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이에게 직접 닿는 생활용품은 소재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프랑스 수입 젖병이나 4만~5만원대 치아발육기는 천연실리콘 등 고급 소재가 인기였다. 해당 브랜드 제품 판매원은 “젖병은 프랑스에서 수입돼 천연실리콘 소재로 코로나 때도 병원에서만 썼던 소재로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소와 과일 모양의 치아발육기는 나중에 장난감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여러 개를 한꺼번에 사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유통업계는 VIB 수요에 부응해 어린이날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5일까지 전 점에서 ‘킨더유니버스 페어’를 진행한다. 약 50여 개 키즈 브랜드가 참여해 최대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몰도 같은 기간 최대 75% 할인 기획전을 펼친다. 체험형 콘텐츠도 강화한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10일까지 레고 ‘플레이 페스티벌’ 팝업스토어를 운영, 한정판 상품을 판매한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김해점은 가족 고객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연다.
신세계백화점은 5일까지 연중 최대 규모 아동 ‘키즈 인 원더랜드’ 행사를 연다. 유아동 35개 인기 브랜드를 최대 50% 할인한다. 특히 MZ 부모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보나츠’와 ‘더퓨처샵’ 등 오픈런 브랜드 팝업도 준비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페이스페인팅, 뽀로로 퍼레이드 등 체험형 콘텐츠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디즈니코리아와 함께 내달 21일까지 전국 점포에서 ‘토이 스토리’를 주제로 한 ‘쉐어 더 해피니스’ 행사를 연다. 무역센터점에는 높이 7.6m에 달하는 대형 포토존을 설치하고 캐릭터들이 춤을 추는 그림자 캐비닛도 선보인다. 토이 스토리 굿즈를 파는 팝업은 송도점을 시작으로 무역센터점과 판교점 등 7개 점포에서 릴레이로 진행한다. 어린이날엔 점포별로 페이스 페인팅 이벤트를 진행하고 무료로 캐릭터 풍선도 증정한다. 방문 후기를 남긴 고객에겐 추첨을 통해 300만원 상당의 여행 상품권이나 캐릭터 피규어 등을 선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