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 넘어 상가·입주권까지…장특공 개편 ‘불똥’ 비주택 시장으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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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땐 15년 보유 상가 공제율 30%→0%
전문가들 “거래 위축·과세 형평성 우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개편 논란이 상가·토지 등 비주택 자산과 조합원입주권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실거주 중심으로 제도를 재편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비주택 자산에 대한 공제 폐지 가능성이 거론되자 시장에서는 세 부담 증가와 거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사업용 성격이 강한 자산까지 일괄적으로 공제를 없앨 경우 과세 형평성과 제도 취지 훼손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혁진 무소속 의원 등 13인은 지난달 27일 장특공을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1가구 1주택 장특공에서 보유기간별 공제율을 없애고 실제 거주기간에 따라 공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거주자에 대해서는 1가구 1주택 비과세와 장특공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장특공은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한 뒤 팔 때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오래 보유한 자산은 실제 가격 상승분 안에 물가상승분도 포함돼 있는 만큼, 세금을 매기는 양도차익 일부를 덜어주는 방식이다. 현행 1가구 1주택 장특공은 보유기간별 공제율과 거주기간별 공제율을 합산해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개정안엔 '비주택 자산에 대한 장특공제 폐지안'도 담겼다. 토지·건물 등 비주택 자산에 적용되는 보유기간별 공제율을 삭제하고 조합원입주권에 대한 공제도 없애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투기적 비주택 자산 보유에 따른 감세 혜택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현행 제도에서 상가·토지 등 일반 토지·건물은 보유기간에 따라 장특공을 받을 수 있다. 양도분 기준 일반 토지·건물은 3년 이상 보유하면 6%, 10년 이상 보유하면 20%, 15년 이상 보유하면 최대 30%까지 공제된다.

그러나 비주택 장특공이 폐지되면 과세 대상 금액은 그만큼 늘어난다. 예를 들어 15년 보유한 상가를 팔아 양도차익이 5억원 발생했다면 현행 제도에서는 최대 30%인 1억500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세금을 매기는 양도차익은 3억5000만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개정안대로 비주택 장특공이 사라지면 5억원 전체가 과세 대상 계산에 반영된다. 단순 계산으로 과세 대상 금액이 1억5000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입주권도 마찬가지다. 정비사업에서는 기존 주택이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인 입주권으로 바뀐다. 현행 제도에서도 입주권을 팔 때 장특공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전 기존 토지·건물분 양도차익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법안대로 조합원입주권 공제가 삭제되면 이 제한적인 공제 혜택도 사라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비주택 자산과 조합원입주권의 장특공이 사라지면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고 본다. 세금 부담이 커지면 매도자는 매각을 미루고 매수자는 세후 수익률 하락을 이유로 가격을 낮추려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장특공제는 장기 보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을 일부 방어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며 “상가·토지와 조합원입주권에 대한 공제가 사라지면 투자 수익성이 떨어지고 매수 의지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적 안정성과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가와 토지는 주택과 달리 실제 영업이나 임대 목적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단순 보유나 투기적 보유로만 보고 장특공을 없애면 사업용 부동산의 성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상가나 토지는 사업용 부동산 성격이 강한데 이를 단순 보유로만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현행 비주택 장특공은 물가상승분을 일부 반영하는 장치인데 이를 모두 없애면 자연 상승분까지 과세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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