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확대까지 겹쳐 자본비율 하락 압력
“포트폴리오 조정·리밸런싱으로 대응”

고환율 직격탄과 생산적 금융 기조가 맞물리면서 4대 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RWA)이 급증했다. 외화 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불어난 상황에서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까지 더해지며 자본적정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RWA 총액은 127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이 80원가량 급등하면서 외화 자산 평가액이 커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주별로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신한금융의 RWA는 365조원으로 전년 대비 6.1% 늘었으며, 하나금융은 301조원으로 6.4% 확대됐다. KB금융은 366조원으로 5.5%, 우리금융은 241조원으로 3.4% 각각 증가했다.
RWA는 금융사가 보유한 자산을 유형별 위험 정도에 따라 가중치를 곱해 산출한다. RWA가 늘어나면 자본비율 산출 시 분모가 커지기 때문에, 금융사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하락하게 된다. 특히 최근 정부 정책에 발맞춘 기업대출 확대가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의 비중을 끌어올리며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각 금융지주는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과 리스크 관리 강화 등 ‘RWA 다이어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환율 민감도가 높은 대출을 축소하고 저수익·고위험 자산을 우선 정리하는 방식이다.
염홍선 KB금융 리스크관리담당(CRO) 전무는 “장외파생상품 만기 관리와 거래 상대방 신용리스크 관리,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을 통해 RWA 활용 여력을 추가 확보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연간 RWA 성장률을 5% 이내로 묶어두겠다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본 증가율을 고려해 중기적으로 4~5% 수준에서 자산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역시 CET1 목표치인 13.0~13.5% 사수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강재신 하나금융 CRO는 “투자 자산의 위험가중치가 높아져 관리 난이도가 커졌으나, 목표 범위 내에서 전체 RWA를 통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환율과 자산 확대라는 악재 속에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한 주주환원 재원까지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효율적인 자본 배분과 정교한 관리 전략이 지주사 실적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