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경계 읽고 장애물 앞서 멈추는 AI 트랙터… 무인농업 바짝 다가선 대동[르포]

기사 듣기
00:00 / 00:00

대동, 창녕 캠퍼스서 ‘2026 대동 테크데이’ 진행
AI 트랙터 자율작업 시연…앱으로 원격 제어 가능
농업 생산성 향상 핵심 장비로…“농업 AX 선도할 것”

▲28일 경남 창녕에서 진행된 ‘2026 대동 테크데이’에서 인공지능(AI) 트랙터가 탑승자 없이 스마트폰 앱으로 작동하고 있다. (서이원 기자 @iwonseo96)

경남에 위치한 대동 창녕캠퍼스 인근의 한 경작지. 스마트폰 앱에서 작업 명령을 내리자 트랙터 한 대가 논 경계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작업자가 운전석에 없는데도 트랙터는 알아서 경작지를 인식하고 경로를 만든다. 전방에 장애물이 나타나자 곧바로 멈춰 서는 모습은 단순한 농기계가 아닌 농작업을 수행하는 ‘필드로봇’에 가까웠다.

대동은 28일 경남 창녕에서 열린 ‘2026 대동 테크데이’에서 인공지능(AI) 트랙터 무인 자율작업을 시연하고 품질 테스트 과정을 공개했다. 시연 현장에서 AI 트랙터는 스마트폰 앱을 통한 원격 제어 기능을 통해 농작업 환경에서 경작지를 인식하고 작업기를 판단한 뒤 자율작업을 수행했다. 장애물이 감지되면 작업을 멈추는 방식으로 안전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작지 매핑(mapping) 방식은 작업 환경에 따라 드론, 비전 인식, 시운전 등으로 진행하고, 작업기 종류에 따라 경로가 달라졌다.

▲대동의 AI 트랙터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 작업을 진행하면 실시간으로 동선이 표시된다. (서이원 기자 @iwonseo96)

대동의 AI 트랙터는 단순히 직진·선회하는 자율주행을 넘어 논의 형태와 작업 조건을 반영해 움직이는 것이 핵심이다. 관제소에 쌓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고도화된 작업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대동 측의 설명이다. 특히 북미·유럽엔 대형 필지가 직선으로 펼쳐진 환경이 대부분인 반면 국내엔 이날 현장의 경작지처럼 논둑과 경계가 뚜렷한 소규모 필지가 많다. 대동은 이런 환경에서 트랙터가 논 경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경작지 안에서 작업하는 기술이 중요하다고 봤다. 악천후가 아닌 비가 오는 수준의 환경과 야간에도 작업이 가능하다.

현장에서 만난 농업인 성광석 씨는 자율작업의 장점으로 정밀성과 야간작업을 꼽았다. 30년 가까이 농사를 지어온 성씨는 “예전에는 영농대행도 결국 사람이 얼마나 잘하느냐가 좌우했지만 이제는 기계가 중요한 시대”라며 “사람이 작업하면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자율주행은 자로 잰 듯 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동은 AI 트랙터를 농업 생산성 향상과 농작업 지속성 확보를 위한 핵심 장비로 보고 있다. 농민이 직접 장시간 운전하지 않아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고 작업일지·작업 데이터를 축적해 향후 농업 운영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동 측은 "AI 트랙터가 최대 3만평의 필지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돼 향후 북미 시장까지 겨냥해 최대 필지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병우 대동 개발부문장이 28일 대동 창녕캠퍼스에서 AI 농업 전략과 AI 트랙터 고도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대동)

이날 대동은 AI 트랙터 품질 테스트 현장도 공개했다. 환경시험실에서는 혹한기와 혹서기 작업조건을 가정한 온도 테스트를 진행하고, 주행시험장에서는 경사로 주행과 방수 시험 등이 이뤄졌다. AI 트랙터는 카메라와 센서, 전자제어장치 등 전장 부품이 늘어난 만큼 방수 성능 검증이 중요하다. 대동은 살수 시험에서 분당 1t(톤)가량의 물을 퍼붓는 방식으로 강우 환경을 재현하고 있다.

향후엔 자율작업 검증을 실제 차량 시험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반 시험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다양한 농작업 환경을 디지털로 구현해 경로 생성과 장애물 대응, 제어기 동작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실제 필드 시험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극한 조건과 반복 시나리오를 가상 환경에서 점검해 검증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대동은 AI 트랙터를 시작으로 농업 운영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감병우 대동 개발부문장은 “AI 트랙터는 농민이 장시간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정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라며 “현장에서 축적되는 작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작업 성능을 고도화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농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선도하고 농업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