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각 후보들이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공약 형성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시도가 등장해 주목된다. 후보가 일방적으로 설계하던 공약을 주민 참여형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해운대구청장 후보인 김성수 현 구청장이 그 중심에 섰다.
김 후보는 최근 SNS를 통해 “구민들의 아이디어와 제안을 공약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생활 밀착형 주민 공약 공모’를 공식화했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공약 생산 방식의 전환이다.
행정 경험을 토대로 기본 공약 틀을 마련하되, 최종 단계에서 주민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완성하겠다는 구조다. 김 후보 측은 “민선 9기 정책 방향을 주민 참여를 통해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참여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해운대 한 주민은 “AI 기반 자원순환 무인회수기 도입으로 친환경 도시를 만들자”는 제안을 내놓는 등 생활 밀착형 아이디어가 이어지고 있다. 정책 수요자인 주민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집단지성 행정’의 실험으로 평가한다.
기존 지방선거 공약이 단기간에 만들어진 선언형 정책에 그쳤다는 비판을 고려하면, 공약의 실효성과 체감도를 높이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선거 불신을 완화하려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다만 우려도 공존한다.참여 확대가 곧 정책 완성도를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대중영합적 요구가 과도하게 반영될 가능성, 전문성 검증 부족, 재원과 실행 가능성 문제 등이 동시에 제기된다.
결국 관건은 ‘설계’가 아니라 ‘검증’이다.
주민 참여로 수집된 아이디어를 어떻게 걸러내고 정책으로 정교화하느냐에 따라 이번 실험의 성패가 갈릴 수밖에 없다.
김 후보는 “현장과 정책 사이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시도”라며 “주민이 정책의 수요자를 넘어 설계자가 되는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도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방선거 공약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하나다. 공약을 둘러싼 질문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시민과 함께 필요한 것을 만들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