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안보 위협 커지는데..."국방부 '압도적 대비태세', 국민 신뢰 못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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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4년 6월 19일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평양/AP뉴시스

북러 밀착이 지속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압도적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압도적’ 대비태세가 현실적이지도 않고, 국민이 불안해하는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한 마크 버코위츠 국방부 차관보는 중국, 러시아, 북한을 각각 언급하며 이들의 핵과 미사일 전력 확대가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 “증가하는 핵, 미사일, 항공 전력으로 미국 본토, 미군, 동맹국들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북한의 전구급 미사일(theater-range missiles, 특정 지역 타격용 중·단거리 미사일)은 미국, 한국, 일본 영토를 사정권에 두고 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러 밀착도 우려스럽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쿠르스크 해방작전' 종결 1주년을 맞아 방북한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하원(국가두마) 의장을 만나 정치·군사적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올해 2027~2031년 기간의 러시아ㆍ북한 군사협력계획을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본격화 한 양국 군사협력이 5년 단위의 중장기적인 계획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쟁 이후에도 양국 간 합동 군사훈련, 무기 지원 등 협력과 통합이 가속화되는 ‘제도적 동맹’ 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지형이 급변하고 핵·미사일 위협도 고도화하는 가운데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위협 수준에 대한 평가 및 대응 방향 관련 질문에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미 우리는 압도적인 대응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어떤 부분을 강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설명이 제한된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국방부가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압도적 대비태세 유지’를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있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그건(압도적 대비태세) 핵무기를 제외한 일반 전술 무기 관점에서 얘기를 하는 건데 국민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AI 기반 과학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전장 환경이 너무나 복잡한데 압도적인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말만 가지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주광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안보 환경이 변하고 있는 건 국민들도 다 아는 건데 이런 환경에서 군이 어떻게 대응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 게 당연하다”면서 “대비태세 강화 방향에 대해 설명을 하는 건 꼭 필요하고 설사 내용이 없어도 북에 보내는 신호로서 전략적으로라도 설명하는 게 맞는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대비태세가 사실상 '압도적이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대전 양상이 완전히 변하면서 우리가 우위에 있는 무기들이 핵심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소장은 “더이상 압도적 대비태세일 수 없는 이유가 이제는 재래식 무기 전쟁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많이 보이고 있는 미사일, 드론 등 비대칭 전력 섞어쏘기는 효과가 매우 크고 우리 방공 체계로는 잡아낼 수가 없으며 자폭 드론, 미사일 변칙 기동 등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가 대응책을 빨리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 역시 “우리가 북한보다 전투기, 함정은 특히 우세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재래식 전력이 크게 활약을 못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샤헤드 드론을 들여왔고, 북한군은 우크라전에서 드론이나 로봇에 대해 우리보다 더 많은 전투 경험을 쌓았는데 실전 경험이 굉장히 무서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북한에 샤헤드136 자폭 드론 기술을 제공하고 미사일 개발 협력 일환으로 생산라인 구축을 도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주 소장은 “샤헤드136은 이란이 개발해 러시아로 갔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굉장히 고도화시켰으며 전장에서 그걸 눈여겨 본 북한군이 계량화하고 있다”면서 “예전엔 러시아가 미국 눈치를 보느라 조심스러워했는데 다극화 체제로 가려는 러시아가 과감해졌기 때문에 상당한 위기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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