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통령 레드라인 매우 분명”
이란 외무장관, 푸틴과 회담
“유가, 6월까지 공급차질 시 150달러 가능성”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열어 이란의 제안을 논의했지만 핵 문제는 제외한 것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거부하기로 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란과 관련한 대통령의 레드라인은 매우 분명하다”며 “대통령이 조만간 해당 사안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에 새로운 휴전안을 제시했다는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 보도가 나온 직후 나왔다. 앞서 액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 항구 봉쇄를 해제하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는 방식의 휴전안을 아라그치 장관이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핵협상 문제는 이번 휴전안에서 제외하고 추후 다룰 것을 제안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핵 프로그램 문제를 포함한 포괄적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들은 합의에 무엇이 포함돼야 하는지 알고 있다. 아주 간단하다”면서 “그들은 핵무기를 보유해선 안 된다. 그게 아니라면 만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언급한 레드라인 역시 이 문제를 가리킨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이란은 미국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국제적 지지를 모으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파키스탄과 오만, 러시아를 잇따라 방문했다. 심지어 파키스탄은 두 차례나 찾아 종전안을 전달하기도 했다.
호르무즈 봉쇄와 협상 교착 상황이 길어지자 국제사회 불만도 커졌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마르스베르크의 한 김나지움(중·고등학교) 행사에서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했다. 그는 “이란은 예상보다 훨씬 강했고 미국은 협상에서 설득력 있는 전략을 지니지 못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정부에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아무런 전략도 없이 이 전쟁에 뛰어들었다”며 “이번 분쟁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벌어졌던 전쟁처럼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유가도 다시 상승세다. 6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09% 상승한 배럴당 96.37달러에 마감했고 6월물 브렌트유도 2.90달러(2.75%) 오른 배럴당 108.23달러로 집계됐다.
골드만삭스는 4분기 브렌트유 평균 전망치를 종전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했다. WTI 역시 75달러에서 83달러로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과 멕시코만 생산량이 정상화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은행 애널리스트들은 원유 공급 차질이 6월 말까지 지속하면 브렌트유가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