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피격 호텔서 또 총격…트럼프 정치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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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에 유사한 사건 재연
보안 허술 주장 잇따라
전시 대통령 의지 과시 평가도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가 열린 미국 워싱턴D.C. 힐튼호텔에서 경호 요원들이 총기를 꺼내 총격 사건에 대응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피격됐던 바로 그 장소에서 약 45년 만에 다시 총성이 울렸다. 특히 언론과의 갈등을 이어온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은 정치적 아이러니를 더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만찬 행사가 열린 워싱턴D.C. 힐튼호텔은 1981년 레이건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호텔 주변에는 많은 경찰이 배치됐으나 행사 참석자들은 행사장 출입 통제가 비교적 느슨했다고 증언했다. 참석자들은 건물 내 다른 층에서 열린 사전파티에 초대장만 제시하면 입장할 수 있었다. 용의자는 산탄총과 권충, 칼 여러 자루를 소지한 채 호텔 투숙객으로 등록해 내부에 접근했다. 요원들의 빠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했지만, 대통령 경호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고 FT는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행사 도중 벌어진 충격 사건 이후 백악관으로 돌아와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암살 시도를 겪었다. 2024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유세 도중 저격 대상이 됐지만 총알이 귀를 스치면서 가까스로 살았다. 또 같은 해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에서 한 남성이 암살을 시도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과 이번 사건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도 “이번 사건이 이란 전쟁에서 승리하려는 내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해 전시 대통령으로서의 결연한 의지를 과시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전인 2011년과 2015년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 참석했다. 특히 2011년 행사에서 당시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가 자신의 출생 의혹을 제기한 트럼프를 조롱한 장면이 유명하다. 일각에서는 그 때 만찬이 트럼프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에는 언론과의 불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등으로 불참했으며 2기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이날 취임 후 후 처음으로 만찬에 참석한 것에 대해 언론과의 화해 메시지를 내놓으려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예상 밖 사건으로 행사가 취소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엄청난 사랑과 연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매우 책임감 있게 대응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위기의 순간’을 ‘결속의 서사’로 전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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