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K패션 루키’ 육성 잰걸음… 장학생 브랜드 데뷔 팝업[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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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 사업 넘어 브랜드 론칭 돕는 ‘독보적 상생 모델’
조만호 의장, 모교 선배로서 패션 학도 향한 각별한 애정
6기 장학생 3팀 선발… 시제품 제작부터 실무 멘토링 지원
‘오기·수더넴·이양’ 브랜드 고유의 철학과 개성 담은 팝업

▲24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무신사 넥스트패션스콜라십 팝업 스토어 현장 모습. (황민주 기자 minchu@)

무신사가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해 브랜드 론칭까지 돕는 인큐베이팅 사업으로 K패션의 뿌리를 다지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예비 디자이너들은 24일 성수동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고 대중에게 첫선을 보였다.

무신사는 국내 패션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신진 디자이너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2022년부터 시작한 '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MNFS)'은 단순한 장학금 전달을 넘어 비즈니스 전 과정을 돕는 상생 모델이다. 단순히 옷을 파는 플랫폼을 넘어 국내 패션 시장의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데 집중한다. 역량 있는 신예 디자이너들이 자본이나 경험 부족으로 중도 포기하지 않도록 돕고 이들이 시장에 안착하도록 자생력을 길러주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특히 조만호 무신사 대표는 단국대 패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한 선배로서 패션 학도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조 대의 이런 관심은 실질적인 지원책으로 이어져 패션 전공생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밑거름이 됐다.

이번 MNFS 6기 '파이널 트랙'에 선정된 3개 브랜드는 무신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시제품 생산비와 무신사 스튜디오 입주권은 물론이고 전문가의 멘토링과 룩북 촬영까지 론칭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 6기까지 총 113명의 예비 디렉터가 이 과정을 거쳤으며, 그중 15개 팀이 실제로 브랜드를 만들었다. 브랜드 론칭 전환율은 기수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성수동 팝업 스토어 현장에서 만난 장학생들은 무신사의 밀착 지원이 브랜드 론칭에 결정적인 자양분이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눈길을 끈 사례는 브랜드 '오기(OGI)'를 이끄는 권소윤·박소현 디렉터다. 이들은 2023년에 브랜드를 한 차례 선보였으나 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쓴맛을 본 경험이 있다. 하지만 실패에 굴하지 않고 다시 도전해 정교한 멘토링을 거쳐 정체성을 다듬었다. 두 디렉터는 "지난번 실패를 발판 삼아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었다"고 밝혔다.

▲정재연, 공어진 디렉터의 이양(EYANG). 서로의 심미적 취향을 탐구하며 성장해온 두 디렉터는 자신들만의 기준을 바탕으로 자유롭고 대담한 에너지를 담은 새로운 비주얼을 제안한다. (황민주 기자 minchu@)

팝업 스토어에서 만날 수 있는 세 브랜드는 각기 다른 개성을 자랑한다. 먼저 '이양'은 하드코어 Y2K 감성과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동시대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바이크를 활용한 전시가 인상적인 이양은 거침없는 에너지를 보여준다. 이양의 디렉터 공어진 씨는 "Y2K 감성을 이양만의 색깔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권소윤, 박소현 디렉터의 오기(OGI). 전통과 개인의 경험을 잇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패션의 방향을 제안한다. (황민주 기자 minchu@)

'오기'는 한국의 전통적인 미학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풀어냈다. 할머니의 옷에 대한 기억에서 출발한 이 브랜드는 한국적인 색감과 장신구를 활용했다. 오기의 디렉터 박소현 씨는 "할머니가 불교 신자셔서 그 영향도 많이 받았다"며 "염주를 모티브로 한 악세서리가 있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기영진, 함서영 디렉터의 수더넴(PSEUDONYM). 익숙하고 차분한 일상 속에서 의외의 면모가 드러나는 순간에 주목하며, 두 디렉터의 취향과 시선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제안한다. (황민주 기자 minchu@)

'수더넴'은 '필명'이라는 브랜드 뜻처럼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순간을 표현했다. 레이어링의 묘미를 극대화해 '부캐'와 '디테일'에 열광하는 젠지 세대를 겨냥했다. 수더넴의 디렉터 함서영 씨는 "입는 사람 개개인에 따라 고유의 느낌을 낼 수 있도록 작은 디테일들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 브랜드들은 팝업 스토어 시작과 함께 무신사 스토어에 입점해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24일부터 성수동 무신사 테라스에서 30일까지 진행한다.

무신사는 앞으로도 신진 브랜드가 시장에 안착하도록 마케팅 실무 지원과 기반 시설 구축을 지속할 계획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패션 꿈나무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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