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컷오프' 주호영, 불출마 선언…장동혁 향해 "나아가고, 물러날 때 알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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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6선 주호영 의원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국회부의장 주호영 의원이 23일 이번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당의 경선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에 반발해 법적 대응까지 나섰으나 가처분 항고가 기각되자, 당의 승리를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주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6·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제 출마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더 이어질수록 선거 본선의 위기라는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주 의원이 제기한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효력정지 가처분 항고를 기각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법원이 정당의 자율성 존중이라는 명분 뒤로 비겁하게 물러섰다"며 "공당의 공천이 민주주의 원칙을 지켰는지 따져 묻고 반복된 공천 폐단에 선을 그을 기회를 놓친 점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성토했다.

주 의원은 이번 공천 과정을 '낡은 공천 농단'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컷오프 직후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음에도 설명되지 않는 이유로 배제됐다"며 "이길 가능성이 큰 후보를 도려내고 지도부 입맛에 맞는 후보들로 판을 채우는 것은 무도하고 패륜적인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등판을 언급하며 "여론조사 1, 2위를 잘라내니 대구를 버리겠다던 김 후보까지 '해볼 만하겠다'며 뛰어들게 한 것 아니냐"며 현재 경선 구도로는 본선 승리가 지극히 어렵다는 우려를 표했다.

다만 주 의원은 무소속 출마 등 탈당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참기 어려워도 참는 것이 보살의 경지'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당의 행태를 보면 만정이 떨어지지만, 먹던 물에 침을 뱉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 함께한 당원들과 척을 지고 싸우는 선거는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주 의원은 향후 행보에 대해 당의 공천 구조 혁파를 내세웠다. 그는 "공천권을 쥔 소수가 당을 도구로 쓰고 민심보다 계산을 앞세우는 잘못된 구조를 고치겠다"며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낙하산 공천과 특정인 찍어내기를 중단시키고, 실패에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게 하는 질서를 바로 세우는 데 정치 인생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 의원은 당 지도부인 장동혁 대표를 향해 '인격은 없는데 지위가 높고 지혜는 적은데 꿈이 크면 화를 입는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제발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 의원은 "그동안 응원해주신 대구시민과 당원 동지들께 송구하다"면서도 "침묵하지 않고 보수가 다시 승리할 수 있는 당으로 돌아가도록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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