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원전 수출 교두보, 현대로템 5천억 철도 수주 성과
포스코·효성, 공급망과 전력망 협력으로 현지화 확대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의 대(對)베트남 투자 협력이 한층 구체화하고 있다. 23일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는 한국 경제사절단 109개사를 포함해 양국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인 500여명이 참석했고, 70건 이상의 협력 양해각서(MOU)와 계약이 체결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두산에너빌리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베트남 국영 에너지기업 PVN의 자회사인 PTSC, PETROCONs와 각각 신규 원전 협력 및 공급망 MOU를 체결했다. 베트남이 추진하는 닌투언 2 원전 사업에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앞세운 ‘팀코리아’가 참여를 타진하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지 기자재·건설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또 럼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에서 원전 개발 협력 가능성 검토 MOU를 교환하면서 정부와 민간이 동시에 원전 협력의 발판을 놓는 모양새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베트남 신규 원전 참여를 위해 민관이 합심해 확대해 온 양국간 협력은 향후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미 UAE, 체코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팀코리아가 베트남에서도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두산에너빌리티는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로템도 이번 순방을 계기로 베트남 철도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현대로템은 베트남 재계 4위 타코그룹과 호찌민 메트로 2호선 철도차량 및 신호체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은 약 4910억원이다. 이번 성과에는 정부의 ‘실용외교’ 노선에 따른 전방위적 지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현대로템이 베트남 시장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발판으로 타코가 추진 중인 다낭 도시철도 사업과 장기적으로는 총사업비 670억달러(약 100조원)에 달하는 베트남 북남고속철도 사업까지 겨냥할 수 있다. 이번 계약이 단순 단발성 수주를 넘어 동남아 철도 시장 확장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포스코그룹은 철강에 이어 이차전지 소재로 베트남 사업 지도를 넓혔다. 포스코퓨처엠은 한·베 포럼에서 베트남 타이응웬성으로부터 인조흑연 음극재 사업 투자등록증(IRC)을 받으며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회사는 약 3570억원을 투자해 송공2 산업단지에 1단계 공장을 짓고 2028년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고객사 확보도 이미 마친 상태여서 추가 수주가 생기면 2단계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그룹은 1991년 하노이 사무소 개소 이후 포스코베트남, 포스코야마토비나 등 철강 사업을 중심으로 베트남 내 사업을 지속 확대해왔다. 최근에는 물류 공급망 강화를 위해 포스코홀딩스의 자회사인 포스코플로우를 통해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포스코퓨처엠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투자를 계기로 철강과 함께 이차전지소재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한-베트남 경제협력 강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중공업도 전력 인프라 협력을 구체화했다. 효성중공업은 베트남 측과 전력기기 관련 MOU 2건을 체결했다. 효성은 베트남 동나이성, 광남성, 박닌성, 바리아붕따우성 등에서 9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스판덱스, 나일론, 타이어 보강재, PP/DH(프로판 탈수소), 전동기, ATM 등 주요 제품을 생산 중이다. 베트남이 2030년까지 에너지 분야에 1363억달러 투자를 추진하고 전력망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전력기기 업체들엔 중장기 수주 기회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