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낮춰도 효과 제한적”…촉법소년 해법 ‘제도 보완’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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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공방 속 논의 축 이동…“처벌보다 대응 체계”
보호처분 이후 치료·교육 연결…재범 방지 관리체계 필요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관한 제도적 보완 방안 포럼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촉법소년 연령 하향 검토 지시로 촉발된 형사미성년자 기준 논의의 무게추가 연령 하향 찬반 논쟁에서 경찰 단계 개입과 보호처분 이후 관리, 피해자 권리 보장 등 제도 보완으로 이동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와 교육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에 관한 제도적 보완 방안’을 주제로 2차 공개포럼을 개최했다.

지난달 개최된 1차 포럼이 촉법소년 제도를 둘러싼 사회적 쟁점을 짚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날 포럼은 한 단계 나아가 연령 논의를 넘어 범죄 예방과 사후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등 형사미성년자 제도 전반의 보완 방향을 모색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주제발표를 맡은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형사미성년자 논의를 ‘연령 하향 찬반’이라는 단선적 구도에서 벗어나 소년비행 예방과 사법·복지 체계 전반의 문제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연구위원은 “14세 미만은 보호처분, 14세 이상은 형사처벌이라는 이분법적 구조 속에서 중요한 것은 처벌의 유무가 아니라 처분의 내용과 효과”라며 “소년이 보호처분 이후 실제로 변화했는지, 재범 방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피해자와 사회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연령을 한 살 낮추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제도가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보완하는 것이 더 본질적인 문제”라며 △경찰 단계 초기 개입 △상담·치료·교육 중심 사후 관리 △피해자 권리 보장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관한 제도적 보완 방안 포럼에서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형사법제연구본부 연구위원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론에서는 연령 하향 필요성을 두고 일부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다수 전문가는 처벌 확대보다는 소년사법 제도 전반을 보완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이호욱 방학중 학교폭력책임교사는 “문제가 발생한 이후 처벌로 끝나는 구조로는 아이들을 다시 사회 구성원으로 돌려보내기 어렵다”며 “학교와 지역사회 안에서 관계를 회복하고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적 개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년사법을 처벌 중심이 아닌 아동 보호와 회복의 관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류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동권리정책팀장은 “형사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경우 오히려 아동의 발달과 재사회화를 저해할 수 있다”며 “국가는 범죄 이후 처벌뿐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서부터 아동을 보호하고 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숙 청소년성폭력예방기관 탁틴내일 대표는 연령 하향 논의보다 가정환경과 학대, 빈곤 등 소년비행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년비행은 개인의 일탈로만 볼 수 없는 문제”라며 “가정환경과 사회적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성평등부는 포럼과 병행해 공론화 절차도 확대하고 있다. 10일부터 온라인 공청회를 진행 중이며, 18~19일에는 시민참여단 약 200명이 참여하는 숙의 토론도 예정돼 있다. 성평등부는 이를 종합해 이달 말 연령 조정 여부와 관련 제도 개선안을 담은 권고안을 마련하고, 국무회의 토론을 통해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촉법소년이라는 단어 뒤에는 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바라는 마음과 피해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고민이 함께 얽혀 있다”며 “연령 기준이라는 숫자 뒤에 숨겨진 아이들의 삶과 우리 사회의 안전을 동시에 지켜낼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제도가 무엇일지 고민하고 챙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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