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 시장의 수요 재편이 빨라지고 있다. 재건축·리모델링에 따른 이전 수요 확대로 1분기 공실률은 방어했지만, A급 핵심 자산 쏠림이 심해지며 비핵심 자산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하반기부터 도심권역(CBD) 신규 프라임 오피스 공급까지 예고되면서, 공실률 상승 압력도 다시 커질 전망이다.
14일 상업용부동산 주관사 뉴마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A급 오피스 시장 공실률은 3.8%로 전 분기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 순흡수면적은 마이너스(-) 2401㎡를 기록했고, 평균 ㎡당 임대료는 5% 상승했다. 1분기 신규 공급은 없었다.
1분기 시장을 떠받친 건 재건축·리모델링발 이전 수요였다. 기존 자산에서 공실이 발생했지만, 프라임 오피스 간 재배치(relocation)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전체 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한화생명 태평로 빌딩과 여의도 파크원 등 주요 자산에서 대형 임차인 이동이 나타났고, 엔카닷컴의 그랜드센트럴 이전, 한화오션의 대신파이낸스센터 이동이 대표 사례였다.
권역별로 보면 CBD가 견조했다. 1분기 CBD 공실률은 5.5%로 전 분기보다 0.1%포인트(p) 낮아졌다. 신축자산인 타워107에는 케이뱅크와 자이S&D, TKG휴켐스, 한국닌텐도 등이 새로 유입되며 준공 약 1년 만에 공실률을 10% 미만으로 낮췄다. 그랑서울 타워1과 서울스퀘어, 트윈트리타워 A동에도 각각 법무법인 세종, 한국토지주택공사(LH),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신설 조직이 들어서며 신축 자산 중심의 수요가 확인됐다.
강남권(GBD) 공실률은 2.2%로 전 분기와 같았다. 신규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IT·게임·플랫폼 기업 수요에 더해 K-뷰티·패션 등 소비재 기업의 통합 사옥 이전 수요가 맞물리며 강남 핵심 입지 선호가 유지됐다는 평가다. 서울시가 강남역 사거리부터 포스코 사거리까지 약 95만㎡ 구간을 리모델링 활성화 구역으로 지정하고, 준공 15년 이상 업무시설에 대해 연면적 최대 30% 증축을 허용하는 인센티브를 도입한 점도 중장기적으로는 노후 업무시설 재정비와 자산 교체를 촉진할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여의도(YBD)는 대기업 이탈 영향이 직접 반영됐다. 1분기 여의도권역 공실률은 3.1%로 전 분기 2.7%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파크원 타워1의 주요 임차인이던 LG화학이 퇴거해 7·8·9층이 공실로 전환됐고, LG에너지솔루션이 사용하던 43층도 공실 전환을 앞두고 있다. 12층, 29층, 33층에서도 공실이 발생했다. 애플이 약 1700㎡, 신미글로벌이 약 2000㎡ 규모의 신규 임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이들 수요만으로는 대형 임차인 이탈분을 상쇄하진 못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자산별 양극화 심화로 보고 있다. 핵심 입지의 프라임급 자산은 이전 수요와 업그레이드 수요를 흡수하며 버티는 반면, 비핵심·노후 자산은 공실 장기화와 임대료 협상력 약화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피스 대체투자는 임대수익과 자산가치가 핵심인 만큼, 동일 권역 안에서도 어떤 자산을 보유했느냐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임대료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1분기 평균 임대료는 CBD가 ㎡당 월 4만736원, GBD가 4만1451원, YBD가 3만3812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각각 5.0%, 6.0%, 3.0%였다. 전체 평균 임대료는 3만9370원으로 전년 대비 5.0% 올랐다. 상업용오피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과 프라임 오피스 중심의 공급 구조를 고려할 때 임대료 상방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변수는 공급이다. 이르면 2분기부터 공평 G1서울과 르네스퀘어 등을 포함해 약 36만㎡의 신규 공급이 대기하고 있다. 두 자산은 2020년 이후 약 6년 만에 권역 내 공급되는 프라임급 오피스로 주목받고 있지만, 현재까지 사전 임대율이 아주 높은 수준은 아닌 만큼 단기적으로는 공실률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공급 자산의 임대료 수준이 기존 평균을 웃돌 가능성이 커 CBD 임대료가 강남권을 웃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