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식 봉쇄 재연…이번에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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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막아도 우회 거래 가능성
베네수엘라 당시보다 결정도 늦어
영국은 사실상 불참 통보

▲오만 무산담주 연안의 호르무즈 해협에 12일(현지시간) 한 선박이 대기해 있다. 무산담(오만)/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해상을 봉쇄하기로 하면서 베네수엘라 원유를 봉쇄했던 전략을 재연하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베네수엘라 작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병력을 투입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고 베네수엘라 원유를 확보했다. 원유 확보에는 베네수엘라 해상을 봉쇄하고 해역을 드나드는 선박을 나포하는 방식이 쓰였다. 그러나 원유 흐름을 완전히 차단하는 데는 실패했다. 베네수엘라는 동맹들과 우회 거래를 이어갔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도 상황 전개는 비슷하다. 미국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시작으로 이란 정권 수뇌부 상당수를 제거했다. 이후 최고위급 휴전 협상이 결렬되자 이란 해상을 봉쇄하기로 했다.

다만 이란 역시 베네수엘라처럼 우회 거래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이미 중국과 비서방 경로를 통해 제재를 회피해온 경력이 있다. 특히 그림자 선단을 활용해 해상 봉쇄 실효성을 제한할 수 있다. 그림자 선단은 제재 대상인 석유를 몰래 운송하는 선박들을 의미한다. 대개 선체가 낡고 소유권이 불투명하며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최고 수준의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선박들이다. 미국은 1월에도 이란의 그림자 함대 소속 선박 9척과 관련 업체 8곳을 제재한 적 있지만, 그림자 함대는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베네수엘라 때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늦은 점은 미국 상황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블랙스톤컴플라이언스서비스의 데이비드 태넌바움 이사는 로이터통신에 “작년 12월 베네수엘라 관련 선박들을 성공적으로 나포했던 미국이 이번에는 분쟁이 시작하기 전이나 혹은 지금이라도 유사한 작전을 개시하지 않은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 해상을 봉쇄한다 해도 리스크를 무시할 수는 없다. 마티아스 토그니 넥스트배럴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이란과 연계된 유조선을 막으려는 노력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이란의 더 많은 공격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임스 라이트본 캐벌리어쉬핑 설립자 역시 “미국이 유조선을 나포하면 이란은 기뢰 등을 통해 해협을 완전히 봉쇄함으로써 잃을 것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맹국들이 참여에 미온적인 것도 미국에는 변수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사실상 불참을 통보했다.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은 통행료 부과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며 “프랑스 등 다른 동맹들과 연합을 구성하고자 긴밀히 협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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