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중소 화장품업계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원료, 포장재 등 원부자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데다 단가 인상, 물류비 폭등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K-뷰티 글로벌 경쟁력과 국내 업계의 수출 전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3일 충북 충주에 있는 화장품 제조·판매 전문기업 아우딘퓨쳐스에서 K-뷰티 관련기업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대부분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료, 포장재 등 원부자재 수급 차질과 단가 인상을 가장 큰 애로로 호소했다. 원료나 용기 제조기업들은 이미 제품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고,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들은 용기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납기 일정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중소 화장품 업계에선 유화제 등 핵심 원료 공급 중단 및 화장품 용기의 공급 기한 무기한 연장으로 이달 중순에서 다음달 초 사이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두바이를 거점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으로 시장을 확장해왔지만 이번 중동 전쟁으로 바이어들과의 접촉이 중단된 기업들도 적지 않다.
기업들은 원자재 비축 물량을 늘리는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원료 공급 중단과 물류 비용 폭등, 운송 지연, 환율 문제 등의 악재가 더 부각될 수 있는 만큼 전방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간 국내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 규모는 2022년 44억7000만달러에서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53억2000만달러, 68억5000만달러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83억2000만달러 늘면서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썼다. 매년 평균 23%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역시 2월까지 수출액이 약 14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액을 넘어선 상태다. 화장품을 수출하는 중소기업 수도 2022년 8041개에서 지난해에 처음으로 1만개를 돌파했다. 전체 K-뷰티 수출에서 중소 화장품 기업들의 수출 비중은 2022년 56.2%에서 지난해 72.8%까지 확대됐다.
특히 중소 화장품 업계는 중국, 홍콩 등 기존 중화권 위주의 수출 비중을 줄이고 중동이나 CIS(독립국가연합) 등 신흥시장 개척에 속도를 높이면서 다변화에 성공했지만 이번 중동전쟁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나프타 위기품목 지정과 원부자재 가격 인상분에 대한 납품대금 연동제 반영, 정책자금 만기 및 법인세 납기 연장 등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화장품 포장재 원료 수급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점을 고려해 대체 포장재를 사용할 경우 6개월간 표시·기재 사항을 스티커로 부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피해 중소기업들의 물류비 부담 경감과 수출 다변화 지원 등을 위해 수출바우처 1000억원, 긴급경영안정자금 2500억원 등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이날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추경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중소기업들의 위기 극복을 돕겠다”고 말했다. 오유경 식약처장도 “국내·외 인허가 정보와 글로벌 원료 규제 정보 등을 제공하고, 국가별 규제 관련 온라인 교육도 실시하는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애로사항을 수시로 파악해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들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중소기업 글로벌 진출 지원 강화 등을 위한 중기부와 식약처, 수출입은행, 그리고 기술보증기금 간 업무협약식도 개최됐다. 이들 기관은 수출기업 대상 금융지원 및 투자 확대, 수출기업 애로 해소 지원 등을 공동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