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 중앙아시아 출신 대신 북한 선호 현상
우크라이나 참전 혜택 늘리자 노동자 떠난 영향도

13일 본지가 러시아 최대 채용 포털인 헤드헌터(hh)에 올라온 공고들을 확인한 결과 한 건설 인력 업체가 한국어(북한) 통역사를 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지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비오니카 주거단지로, 실수령액은 월 최소 13만5000루블(약 261만 원)로 제시됐다. 업체 측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전역 8개 주거단지에서 하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라며 “북한식 한국어 능통자를 우대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맡게 될 업무로 통역 외에 브리가다 관리와 작업자 소통, 보고서 작성 등이 포함됐고 필요하면 저녁 시간에도 대기해야 한다고 적혔다. 브리가다는 일종의 건설 작업반을 지칭하는 용어로, 러시아와 북한에서 쓰이는 표현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내용의 다른 기업 공고도 있었다. 이 기업은 세후 월 최대 15만8000루블을 약속하면서 경력이 없고 교육을 마치지 않은 재학생도 한국어를 중급 정도만 할 수 있다면 지원할 수 있다는 공고를 냈다. 이곳 역시 상트페테르부르크 건설 현장에서 근무할 사람을 구하는 거였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존 하디 러시아 프로그램 부국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전시로 인한 노동력 부족 이전에도 북한 노동자들을 받아들였지만, 지금의 노동력 부족이 북한 노동자를 더 매력적인 선택지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알다시피 해외 파견 노동은 김정은 정권의 중요한 외화 수입원”이라며 “따라서 최근 몇 년 새 모스크바가 평양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북한 노동자를 수용하기로 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전문가인 제임스 브라운 템플대 정치학 교수는 본지에 “과거에는 주로 중앙아시아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이런 자리를 채웠지만, 갈수록 북한 노동자들이 더 선호되고 있다”며 “북한인들은 중앙아시아 노동자들보다 저렴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북한 노동자들은 더 안전한 존재로 인식된다”며 “이러한 우려는 2024년 타지키스탄 출신 인물들이 저지른 크로커스 시티홀 테러 이후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북한 노동력에 대한 수요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지만, 현재 러시아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수요가 더 확대된 상황”이라며 “러시아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주는 군대나 방산 부문으로 이동하면서 건설 부문에서 인력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노동 협력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브라운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재건을 추진함에 따라 북한 건설 노동자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