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약 시장의 문턱이 낮아지며 30대 이하 세대가 분양 시장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기존 주택 매매 시장에서는 여전히 증여와 자산 동원력이 진입 여부를 결정짓는 '자산 격차'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3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청약 당첨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2월 일반분양 기준 전국 청약 당첨자 7365명 가운데 30대 이하가 61.2%(4507명)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원이 202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30대 이하 당첨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년간 같은 기간 당첨 비율이 46.5%에서 58.7% 사이를 오갔던 점을 고려하면 젊은 층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가 도입한 '신생아 우선 공급' 등 정책적 배려와 함께 소형 주택 공급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올해 1~2월 공급된 전용면적 60㎡ 이하 일반분양 물량은 1119가구로 전체의 28.6%를 차지하며 지난해(11.0%)보다 2.6배 급증했다. 여기에 '신생아 특례 디딤돌 대출' 등 저금리 정책 자금이 30대 이하의 자금 조달 저항력을 낮추며 이들을 분양 시장의 확실한 주류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청약 시장이 정책적 수혜를 입은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과 달리, 서울의 기존 주택 매매 시장은 철저한 '자산 게임'으로 흐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의원실이 공개한 서울 주택 매수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1~2월 30대 이하가 주식과 채권을 팔아 마련한 자금은 약 5249억원으로 전체 연령대 조달액의 35.5%를 차지했다. 이 비중 역시 2020년 관련 집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증여와 상속으로 조달한 금액은 8128억원에 달하며 30대 이하 전체 조달 자금의 53.3%를 기록했다.
결국 30대 내부에서도 내 집 마련의 경로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근로 소득만으로는 따라잡기 힘든 서울 집값 앞에서 부모의 지원이나 기존 투자 자산이 있는 이들은 매매 시장으로, 그렇지 못한 이들은 청약이라는 '한 줄기 빛'에 매달리는 형국이다.
지난해 서울 주택 매수에 활용된 증여·상속 자금 총액이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4조4407억원을 기록한 점은 이러한 ‘부모 찬스’ 없이는 서울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현실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구조적 이원화가 지속될 경우 세대 내 자산 불평등은 더욱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