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위원 “성명에 ‘양방향 경로’ 담아야”
5월 파월 의장 임기 만료 앞두고 불확실성↑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기준금리 방향에 대해 ‘양방향 정책 경로’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금리 인하 깜빡이를 유지하면서도 중동 전쟁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함에 따라 인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액시오스에 따르면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3월 17∼18일) 의사록을 공개했다. 의사록은 “대다수 위원이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 둔화에 있어 추가 진전이 없음에 따라 물가상승률을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되돌리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전했다. 이는 무엇보다 중동전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 배경으로 꼽혔다.
미국 노동부는 10일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발표한다. 블룸버그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망이 들어맞는다면 CPI 상승률은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대다수 위원은 실업률에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노동시장에 대한 리스크가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란 전쟁 장기화가 기업 심리를 위축시켜 채용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의사록은 “많은 참석자가 순고용 창출률이 낮은 현재 상황에서 노동 시장 여건이 부정적인 충격에 취약해 보이는 것을 경고했다”고 강조했다.
산탄데르캐피털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고용 모두에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본다”면서 “전쟁이 장기화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서 다수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하락할 경우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낮추는 것이 적절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참석자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를 감안해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더 미래로 늦췄다고 알렸다.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큰 일부 위원은 특정 조건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구를 성명서에 넣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사록은 “일부 참석자는 물가가 목표치를 웃도는 수준에 머무를 경우 금리 상향 조정이 적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피력했다”며 “이들은 성명서에 향후 금리 결정에 대한 ‘양방향 정책 경로(Two-Sided Description)’를 담아야 한다는 강력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기록했다.
금리 인상에 대한 인식은 1월 FOMC 회의록에서도 나타났지만 이를 지지하는 위원 수가 더 늘어 주목된다. 이번에 연준의 표현 방식에서 ‘일부(some)’는 1월에 사용된 ‘몇몇(several)’보다 더 많은 인원을 의미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임기가 5월 만료되고 이어 케빈 워시 신임 지명자가 취임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연준 내부의 견해차가 더욱 심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스티븐 마이런 위원이 당시 유일하게 금리 인하(0.25%포인트) 소수 의견을 냈다. 회의 이후 공개된 경제 전망에서 위원들은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며,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과 동일한 수준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고조됨에 따라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중동 전쟁에 대한 영향 평가를 보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