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수술해도 못 걸었다"…세네갈 68세, 한국서 무릎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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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하나병원 박성현 원장, 관절탈구·골손상 동반 중증 케이스에 고난도 인공관절치환술 성공

▲박성현 연세하나병원 관절센터 원장이 세네갈 국적 존 씨의 무릎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연세하나병원)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세 차례 수술을 받고도 보행기 없이는 한 발짝도 뗄 수 없었던 68세 남성이 한국 의료진의 손끝에서 무릎을 되찾고 있다.

7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김포 연세하나병원 관절센터 박성현 원장은 최근 세네갈 국적의 존(John·68) 씨에게 고난도 무릎 인공관절치환술을 시행했다.

존씨의 고통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장에서 기계를 수리하던 중 사고를 당한 뒤 세네갈 현지에서 세 차례 골절 수술을 받았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무릎 관절이 완전히 탈구된 채 굳어버렸고, 뼈는 지속적으로 마모됐다. 보행기에 의지하는 날들이 3년째 이어지고 있었다.

존 씨를 한국까지 데려온 것은 3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지인이었다. 1990년대 초 세네갈에서 만나 공장 설비와 차량 정비를 맡기던 성실한 정비사 존 씨가 사고 이후 제대로 걷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 지인은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존 씨의 엑스레이를 여러 의사에게 보여주고 치료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러나 환자 본인이 직접 내원하지 않은 상황에서 판단을 내리는 의료진은 없었다.

전환점은 이 지인이 연세하나병원에서 직접 치료를 받으면서 찾아왔다. 입원 중 의료진에게 존 씨의 사정을 설명하며 엑스레이를 건넸고, 병원 측이 이를 검토한 뒤 치료 방향을 제시하면서 존 씨의 입국이 성사됐다. 존 씨는 3월 23일 한국 땅을 밟았고, 다음날 바로 입원 절차를 밟았다.

박성현 원장은 "처음 엑스레이를 봤을 때 꽤 당황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 원장에 따르면 존 씨의 무릎은 이미 정상적인 관절 형태를 잃은 상태였다. 관절이 완전히 탈구된 채 굳어 있었고, 해부학적 정렬과 기능 자체가 크게 무너진 중증 케이스였다. 단순한 관절 통증이나 노화성 질환과는 차원이 다른 수술이 필요했다.

수술의 핵심은 인공관절 삽입 자체가 아니었다. 탈구된 관절의 정렬을 바로잡고, 오랜 시간 굳어 있던 주변 인대와 힘줄에 대한 유리술을 시행하면서 필요 시 인대 재건술까지 복합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었다.

박 원장은 수술 후 재활 방향에 대해 "재탈구 없는 상태에서 관절 가동 범위를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새롭게 맞춰진 관절에 주변 인대와 근육이 곧바로 적응하지 못할 수 있는 만큼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재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공관절치환술은 단순히 손상된 관절을 대체하는 수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통증과 기능 저하, 삶의 불편을 종합적으로 살펴 다시 일상을 설계하는 치료 과정”이라며 “수술 전 진단부터 수술 이후 재활과 경과 관찰까지 책임 있게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환자분께서 모국에 돌아가서도 통증 없이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세네갈에서 3년간 통증을 견뎌온 환자가 한국의 수술실에 이르기까지, 그 출발점에는 환자를 직접 만나기 전 엑스레이만으로도 치료 가능성을 열어둔 의료진의 판단이 있었다. 존씨는 현재 연세하나병원에서 회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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