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후 미분양 5.9%↑⋯수요 위축 심화

아파트 분양시장에 ‘미분양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방 미분양 문제가 가뜩이나 심각한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전국 대다수 지역의 분양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7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60.9로 전월 대비 35.4포인트(p) 급락했다. 이는 2023년 1월(58.7)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분양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시장을 긍정적으로 그 이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응답이 많다는 의미다. 60선 초반까지 내려앉은 것은 사업자들이 체감하는 분양시장 경기가 크게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 달 만에 30p 넘게 하락한 것은 통상적인 변동 폭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시장 심리 위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김유찬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이번 전망지수 하락은 최근 5년간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례적인 수준”이라며 “대외 불안과 대내 정책 우려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와 대출 규제 확대 등이 이어지면서 사업자들이 향후 분양 수요를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수요 위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단기 전망이 크게 악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역별로 보면 서울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급락세가 나타났다. 서울은 105.4에서 97.1로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인천은 96.6에서 66.7로, 경기는 105.9에서 79.4로 떨어졌다. 비수도권은 95.0에서 56.6으로 38.4p 급락했다. 전남(33.3), 충북(40.0), 강원(45.5) 등 일부 지역은 40선까지 떨어졌다. 사실상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공사비 상승과 분양가 부담이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사업자 입장에서는 분양 성적이 좋게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 같은 부담이 지수 하락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이란 전쟁 등 대외 변수로 인한 거시경제 불안이 시장에서 체감하는 것보다 사업자들에게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실제 현장에서는 상황을 더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분양전망지수 급락은 분양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분양시장은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전월 대비 5.9%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이 3만 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2년 3월(3만438가구) 이후 약 14년 만이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86.3%는 지방에 있다.
김 연구원은 “수요는 줄어드는데 분양가는 오르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미분양 증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서울 주요 입지는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이지만 외곽이나 지방은 빠르게 위축되는 등 양극화가 심화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