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IPO 국내 문 열리나…투자기회 확대 vs '국장 복귀' 엇갈린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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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mini)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가 국내 투자자에게도 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이 해외 초대형 공모주를 국내로 들여오는 첫 사례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 기회 확대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정부의 ‘국장 복귀’ 정책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스페이스X IPO 일정에 맞춰 국내 투자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1차 대상은 기관투자가와 사모펀드다.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한 일반 공모 허용도 금융당국과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미국 IPO 시장은 현지 기관투자가와 초고액 자산가 중심으로 물량이 배정돼 국내 개인투자자의 접근이 사실상 어려웠다.

미래에셋은 스페이스X의 기존 투자자라는 점에서 이번 거래에서도 일정 수준의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에셋은 2022~2023년 스페이스X에 약 2억78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당시에도 자금을 지원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런 관계가 향후 공모 물량 확보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스페이스X는 지난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문제는 시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해외주식 투자 쏠림에 따른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도입을 추진했다.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해외주식을 매각한 뒤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1년 이상 장기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증권사들의 RIA 계좌 출시도 시작됐으며, 출시 10여 일 만에 48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스페이스X IPO 청약은 형식상 신규 해외투자에 해당하지만, 실제로는 기존 보유 해외주식을 매각해 공모자금을 마련하는 투자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매각 대금을 RIA를 통해 국내로 들여올지, 스페이스X에 재투자할지를 두고 선택해야 한다. 정부가 서학개미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까지 내건 시점에 대규모 해외 투자 기회가 동시에 열리면서 RIA를 통한 국내 증시 자금 환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이유다.

반면 국내 금융사가 글로벌 초대형 딜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국내 투자자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해외 우량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넓히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투자역량 확대라는 산업적 성과와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가 시장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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