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중심지추진위 ‘서면 운영’ 그쳐⋯정책 실행력 한계 지적도
부산 평가 엇갈려⋯“금융 생태계가 돈 벌어주는 구조 만들어야”

서울과 부산에 이은 ‘제3금융중심지’ 지정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지만 이를 총괄해야 할 정책 컨트롤타워는 사실상 기능을 멈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도·인프라 설계는 공백 상태인 가운데 ‘이전’만 앞세운 논의가 재개되면서 10년째 답보 상태였던 금융중심지 정책이 또다시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중심지 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지난해 운영 예산은 본회의 600만원, 분과회의 200만원 등 총 8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금융위원회 산하 혁신금융심사위원회(1억1500만원), 증권선물위원회(8910만원) 등 주요 금융 정책 기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적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위원회는 지난해 의견청취 1회와 서면회의 1회를 진행하는 데 그쳤다. 분과회의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국가 균형발전 핵심 사업’이라는 명칭과 달리 정책 추진 체계는 사실상 방치돼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제3금융중심지 논의는 2009년 서울과 부산이 지정된 이후 17년째 이어진 해묵은 과제다. 자본시장과 자산운용 기능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제3의 금융 축’ 필요성은 역대 정부의 대선 공약은 물론 지난 22대 총선에서도 여야의 단골 메뉴였다. 하지만 실제 실행 단계에서는 번번이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최근 기류가 바뀐 것은 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연계한 자산운용 산업 육성을 강조하면서부터다. 주요 금융 지주들이 전북 지역 투자 검토에 착수하는 등 2017년 국민연금 전주 이전 이후 약 10년 만에 지정 논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관 이전이나 물리적 결합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금융 허브처럼 자본과 인력, 의사결정 권한, 국제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산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 금융중심지인 부산 사례 역시 한계를 보여준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중심으로 한국거래소, 자산관리공사(캠코),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금융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졌지만 자산운용과 투자 기능이 자생적으로 확대되지 못했다. ‘외형은 갖췄지만 기능은 미완성’이라는 평가가 이어지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생태계가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돼야 하는데 현재는 금융과 산업, 지역 경제가 겉돌고 있다”며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예산 지원 없이 정치 논리에 의한 지정에만 매몰될 경우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본래 취지마저 퇴색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