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분산 가속⋯지방금융과 ‘보완 구조’ 관건 [금융메카 분산의 역설 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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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금융 지도가 요동치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 이어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둘러싼 논의가 전북을 중심으로 10년 만에 다시 불붙었다. 시중은행들이 전북혁신도시로 자산운용 기능을 옮기며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지만, 현장의 시선은 차갑다. 먼저 닻을 올렸던 부산은 지정 17년이 지났음에도 "기관만 있고 산업은 없다"는 냉정한 평가 속에 '무늬만 금융도시'라는 비판을 마주하고 있다. 본지는 금융중심지 정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진정한 '지방 금융시대'를 열기 위한 실질적 생태계 조성 조건을 짚어본다.

지방금융, 지역밀착 영업 및 대출
시중금융은 자산운용과 투자 중점
협업과 경쟁 병행되는 구조 될 듯

(연합뉴스)

지방 금융 기능 분산이 본격화되면서 지방 금융지주와 대형 금융지주 간 역할 분담과 협업 구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과 금융이 결합된 생태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제시되는 가운데, 기능별 재배치를 통한 보완 구조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과 광주·전북 등 지역 거점에는 이미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등 지방 거점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대출과 서민금융 등 지역 밀착형 금융 기반이 공고히 구축돼 있다.

시장의 관심은 기존 지방 금융지주와 대형 금융지주 간 관계 설정이다. 최근 국민연금을 축으로 금융지주의 자산운용·투자 기능이 전북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금융 기능이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다. 먼저 지방 금융지주는 지역 기반 기업금융과 관계형 금융을, 대형 금융지주는 자산운용과 투자 기능을 맡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후에는 협업과 경쟁이 동시에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방 금융지주는 지역 산업과 중소기업에 밀접하다는 강점이 있고, 시중금융은 자본력과 상품 경쟁력,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상호 보완 구조를 통해 지역 금융 생태계를 끌어올리겠다는 방향이지만 현장에서는 협력과 경쟁이 함께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협업은 정책금융과 연계된 영역에서 우선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신용보증재단 출연을 통한 보증부 대출 확대나 지역 스타트업 발굴·지원 등에 대해서는 지방 금융지주와 대형 금융지주 간 협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협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부산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공공금융기관 이전으로 부산은행과 협약이 늘었지만, 그 외에 경쟁력이나 시너지가 생긴 건 아니다”라며 “국민연금이라는 거대한 기관이 있기 때문에 전북은 상황이 다르겠으나 차별화된 협업 방안을 미리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영업망이 확대되거나 구조가 바뀌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지방금융과 금융지주 간 관계 형성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기본적으로 지역에 대한 파이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이처럼 협업과 경쟁이 병행되는 구조가 정착될 경우 지역 금융 생태계의 외연이 확장되는 동시에 금융 서비스의 질적 개선도 함께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는 산업 기반 형성과 금융사 간 시너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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