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일시상환 매물 4조 규모…가격 안정 기대 속 거래 위축 우려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제한 조치가 시행되면서 수도권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연장이 막히면서 상환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차주들이 주택을 처분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 4·1 부동산 대책으로 오는 17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 다주택자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면서 약 1만7000가구(4조1000억원)가 만기 일시상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약 1만2000가구(2조7000억 원)가 올해 만기를 맞는다. 금융권 추산으로는 이 중 7500가구가 서울 전역과 과천·분당 등 경기 12개 규제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은 조정대상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다. 이들 규제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강화된 상태다. 대출 연장이 막힌 다주택자가 수억 원대 상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보유 주택을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규제 이후 버티기에 들어갔던 물량이 이번 조치를 계기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단기적으로는 수도권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평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미 대출을 받아 버티던 다주택 차주의 레버리지 유지 자체를 어렵게 하는 압박책”이라며 “단기적으로 수도권 주택 매물 증가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 위축 우려도 적지 않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확대와 전세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도 동시에 나빠지고 있어서다. 공급은 늘어나지만 수요도 위축될 경우 거래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효과는 분명하지만, 동시에 매수 측의 대출 여건도 나빠지는 만큼 거래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