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서경환 주심 대법관)는 최근 헬스케어 제품 유통회사 A사가 김포공항관세장을 상대로 제기한 수입통관 보류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물품은 여성의 신체 외관을 본뜬 전신 인형 형태의 ‘리얼돌’로 전체적으로 여성의 모습을 자세히 표현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람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평가할 만큼 노골적인 방법으로 성적 부위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음란성을 띤다고 보기는 어렵다”,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신체 외관을 본뜬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이 물품이 수입 후 유통돼 ‘사적인 공간 외’에서 사용된다면 통관보류 사유인 ‘풍속을 해칠 우려’가 인정될 여지가 있지만 피고는 수입 목적, 사용 주체, 사용될 공간과 환경, 사용 방법 및 태양 등 구체적 근거에 관해서 별다른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채 외관 검사 결과만으로 처분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A사는 앞서 2020년 3월 리얼돌 3개를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김포공항세관에 신고했다. 3개 물품의 키는 136~148cm, 몸무게는 25kg~41kg로 측정됐다.
A사는 이전에도 유사한 물품을 수입 신고했다가 ‘성풍속을 해치는 음란한 물품’이라는 이유로 통관 보류돼 송사를 거친 업체였다.
김포공항세관은 성인용품통과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관세법 제234조에 따라 통관 보류 결정을 내렸다.
관세법 제234조 제1호는 ‘헌법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풍속을 해치는 서적·간행물·도화·영화·음반·비디오물·조각물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물품은 수출하거나 수입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
A사는 관세청장에게 취소를 구하는 심사청구 제기했지만, 결정기간 90일 내에 결정 통지를 받지 못하자 이번 수입통관 보류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해당 물품이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김포공항세관 측은 음란한 물건으로서 법에 위반된다며 맞섰다.
1, 2심 재판부는 물품이 전반적으로 저속하고 문란한 느낌을 준다고 인정하면서도 물품의 사용 맥락을 확인해야 한다고 봤다.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거나 미성년자의 형상을 떠올리게 하는 등의 이유가 아니라면 사적인 영역에서의 사용까지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관련 법령은 성기구를 그 자체로 곧바로 음란물이라고 보고 있지 않고 청소년이나 학생 보호 등을 위해 제한된 영역에서 규제를 할 뿐”이라면서 “사적 영역에서 성인에 대해서는 규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역시 “그 형상이 실제 사람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흡사하다고 볼 수준은 아니다”, ”실제 사람과 혼동할 여지도 거의 없고 아동이나 특정인을 연상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