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쒀서 중국 준 트럼프⋯“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中 위안화ㆍ코인으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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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수비대에 선박자료 제출
심사 거쳐 최종 통행료 논의
배럴당 1달러 수준
초대형 유조선 기준 약 30억원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 앞바다에 정박해 있다. 푸자이라(UAE)/AP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배럴당 1달러 수준의 통행료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통행료를 위안화 또는 코인으로 받을 예정이다. 미국이 일으킨 전쟁에 중국이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중개회사에 선박의 소유 구조와 선적, 화물, 목적지 등을 제출해야 하며 심사가 통과되면 통행료 협상이 시작되고, 비용은 중국 위안화 또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통행료를 내면 혁명수비대가 허가 코드와 항로 지침을 발급한다.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한 선박은 초단파 무선으로 통과 코드를 송신하고 이후 순시정이 접근해 업계에서 ‘이란 톨게이트’라고 불리는 여러 섬 사이 해안 가까운 항로를 통과하게 된다.

유조선의 경우 협상 시작가는 보통 배럴당 약 1달러 상당의 위안화 또는 스테이블코인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적재 용량이 보통 200만 배럴인 만큼 통행료로 200만달러(약 30억원)를 징수하겠다는 의미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간다. 하루 운송되는 원유와 석유 제품만 약 2000만 배럴에 달한다. 하루 통행료만 약 300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이란 정부는 이 과정에서 주요국을 1~5등급으로 분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호적인 국가 선박일수록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다른 국가의 분열을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강하게 반발한 반면, 중국은 “협조에 감사하다”는 외교부 성명까지 내놨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련 질의에 ”조율을 거쳐 최근 중국 측 선박 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며 “관련국이 제공한 협조에 감사를 표한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이란은 통행료를 위안화로 받아 중국이 추진하는 위안화 국제화에도 힘을 보태게 된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중동 연안 산유국은 곧바로 반발했다. UAE 국영 아부다비석유회사는 “이란이 33㎞ 폭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이는 행동은 세계 경제적 갈취 행위이자,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며 맹비난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알자지라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주장은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블룸버그는 “해운업계 관계자들과 협상에 직접 관여한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혁명수비대가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로부터 이미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다”며 “우호적인 국가의 선박에는 우대 조치를 제공하는 한편, 적대적인 국가의 선박은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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