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우회대출 차단해 부동산 자금쏠림 억제

정부가 올해 관리대상 가계대출 증가율을 1.5%로 낮추고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막기로 했다.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투기성 자금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과 업권별 협회, 5대 시중은행 등이 참석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를 지난해 실적 증가율 1.7%보다 더 낮은 1.5%로 설정했다. 이는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 4.9%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중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정책대출 비중 역시 현재 30% 수준에서 2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금융회사 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지난해 관리목표를 지키지 못한 금융회사에는 올해 목표 설정 때 초과분만큼 차감하는 페널티를 부과한다. 특히 목표를 크게 초과한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는 올해 관리목표를 사실상 '0원' 수준으로 설정하고 필요하면 내년 목표에도 추가 차감을 적용할 방침이다.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도 더 강해진다. 앞으로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개인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은 만기연장이 원칙적으로 불허된다.
다만 매도계약이 체결된 주택이나 어린이집, 준공 후 미분양주택 등은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고 임차인이 있는 경우나 법령상 의무, 공익적 목적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예외적으로 만기연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해당 조치는 17일부터 시행된다.
임차인 보호 장치도 마련했다. 이날 기준 유효하게 체결된 임대차계약이 있는 경우에는 계약 종료일까지 만기연장을 허용한다. 무주택자가 해당 주택을 올해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안에 취득하는 경우에는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유예해 다주택자의 신속한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로 했다. 발표일부터 시행 전날인 4월 16일 사이 만기가 돌아오는 주담대는 종전 규정에 따라 만기연장 심사가 이뤄진다.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 규제 위반에 대한 점검도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2021년 이후 실행된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유용 여부를 금융회사와 금감원이 전면 점검해 대출 회수와 수사기관 통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이 적발되면 신규대출 제한 범위는 해당 금융회사 사업자대출에서 전 금융권의 모든 대출로 넓어지고 제한 기간도 1차 적발 시 1년에서 3년, 2차 적발 시 5년에서 10년으로 강화된다. 국세청도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활용해 사업자대출로 고가 아파트를 매입한 사례를 전수 검증할 예정이다.
온투업권에도 풍선효과 차단을 위한 규제가 도입된다. 금융위는 2일부터 온투업자에도 규제지역 LTV 40%, 비규제지역 70% 규제를 의무 적용하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차등화한다. 다만 중도금 대출은 한도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이주비 대출은 주택가격과 관계없이 최대 6억원까지 허용한다.
이 금융위원장은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쏠림이 경제 전반의 성장과 활력을 저해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과감한 절연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금융권이 비상한 각오로 총량관리 목표 달성, 다주택자 만기연장 제한, 대출규제 위반 행위 점검 등을 철저히 추진해 달라"며 "부동산 투기는 돈이 안 된다는 원칙을 시장에 확실하게 각인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