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부산·경남 이어 내년 대구·울산 거점 구축
SSG·쿠팡도 자체·외부 물류망 활용해 권역 확대

수도권에 집중됐던 새벽배송 경쟁이 비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 지방의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커지자 유통업체들은 물류센터와 기존 점포, 외부 배송망을 활용해 서비스 지역을 넓히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올해 상반기 비수도권 주문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했다. 컬리는 충청권과 대구, 부산·울산을 비롯한 영남·호남 주요 도시에서 샛별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2025년에는 전주·익산·완주까지 확장했으며 현재 추가 진출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
컬리는 무조건 배송 지역을 넓히기보다 30~40대 여성과 맞벌이 부부 등 주요 고객층이 밀집하거나 기존 주문량이 증가하는 지역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배송 거리가 늘어날수록 비용 부담도 커지는 만큼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진출 기준인 셈이다.
쿠팡은 자체 물류망을 기반으로 광역시를 넘어 지방 중소도시까지 '로켓프레시'를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3월부터 강원과 충청, 호남, 영남 등 기존 미운영 시·군·구 50여곳에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추가했다. 현재 전국 260개 시·군·구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수도권 수요가 커지자 대형마트도 온라인 배송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마트는 부산 강서구에 구축한 자동화 물류센터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을 기반으로 부산과 김해, 창원 등에서 새벽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대구와 울산에 중간 배송 거점인 스포크를 설치해 영남권 배송망을 넓힌다. 부산센터는 상품 보관부터 피킹과 포장까지 자동화해 하루 3만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다만 현재 하루 주문량은 1만건 미만이어서 선제적으로 확보한 처리 능력을 실제 주문으로 얼마나 빠르게 채울지가 관건이다.
SSG닷컴은 신규 센터를 지역마다 짓기보다 기존 인프라를 조합하는 전략을 택했다. 전국 100여개 이마트 점포의 물류시설과 자체 온라인센터, CJ대한통운 배송망을 함께 활용해 새벽배송과 주간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온라인 장보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점포 기반 주간배송 매출은 약 30% 증가했다. 이달에는 부산·경남과 대구, 대전 일부 점포에 '2시간 배송'도 도입해 비수도권 고객의 배송 선택지를 넓힌다.
비수도권 새벽배송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 점포에서 온라인 주문 상품을 심야에 포장·출고할 수 있도록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이 개정되면 전국 점포망을 갖춘 대형마트가 별도 물류센터를 짓지 않고 기존 점포를 새벽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 비수도권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배송 권역 확대가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비수도권은 수도권보다 인구가 분산돼 있고 배송 거리가 길어 차량 한 대당 충분한 주문량을 확보하기 어렵다. 주문 밀도가 낮으면 매출 증가보다 인건비와 차량 운행비, 냉장·냉동 물류비 부담이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수도권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배송망 확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지만 지역마다 인구와 주문 밀도에 차이가 있다"며 "배송 가능 지역을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별 수요에 적합한 물류망을 구축해 안정적인 주문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