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외국인투자기업 10곳 중 6곳은 국내에서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채용 규모를 유지하거나 줄이겠다고 응답한 기업도 절반을 넘었다. 한국 경제가 수출 주도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내수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채용 계획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발간한 '2025 외국인투자기업 고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6∼10월 외투기업 2000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2025년 채용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외투기업은 57.3%로 집계됐다.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2.7%였다. 이는 전년 실제 채용 실적 45.9%와 비교하면 3.2%p(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채용 규모 변화에서도 보수적 기조가 확인됐다. 전년보다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외투기업은 47.2%로 절반에 못 미쳤다. 반면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줄일 예정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52.9%로 절반을 넘겼다. 채용 계획 시기를 상·하반기로 나눠 보면 상반기 채용 계획은 35.5%, 하반기 채용 계획은 19.9%로 나타나 상반기 채용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채용 계획을 세운 외투기업의 총 채용 예정 인원은 6740명이었다. 이 가운데 신입 채용 계획은 54.3%, 경력 채용 계획은 45.7%로 조사됐다. 전년도 외투기업 채용 중 신입이 58.2%, 경력이 41.6%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경력직 채용 확대 추세가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용 형태별로는 정규직이 73.8%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비정규직은 26.2%였다. 직종별로는 사무직이 31.1%로 가장 많았고, 이어 판매직 26.4%, 생산직 22.2%, 서비스직 7.4%, 전문직 6.3%, 단순직 5.3%, 관리직 1.3% 순으로 나타났다.
채용 계획이 없는 이유로는 '한국 내수 경기 침체'가 가장 많이 꼽혔다. 조사된 외투기업 중 채용 계획이 없는 기업을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한국 내수 경기 침체'가 25.7%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시장 성장 잠재력 쇠퇴·감소 12.7%, 고용 유연성 부족 11.3%, 한국 내 경영 성과 악화 11.0% 등이 뒤를 이었다. 고용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한국 내수 경기 침체'를 채용 계획이 없는 이유로 응답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국내에서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외투기업 가운데 60.9%는 자체 산하 연구소를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 전담 부서만 운영하는 곳은 28.7%, 연구소나 전담 부서 없이 연구 전담 인력만 운영하는 곳은 10.4%로 나타났다.
한국의 고용 환경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보다 긍정적 평가가 우세했다. 고용 환경 만족도 조사에서는 '보통'이 50.5%로 가장 많았고, '만족'은 43.8%, '불만족'은 5.8%로 집계됐다. 다만 국내 노동시장에서 겪는 애로로는 인력의 전문성 결여를 꼽은 외투기업이 20.1%로 가장 많았고, 높은 임금 수준 18.2%, 인건비 관련 조세 혜택 및 지원금 부족 13.4%, 해고 경직성·고용 유연성 부족 12.8% 등이 뒤를 이었다.
외투기업들은 인력 충원을 위해 정부의 임금 보조 및 세제 지원 23.5%, 전문 인력 공급 23.2%, 인력 정보 제공 21.2%, 인력 훈련·양성 17.7%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코트라는 "제조업이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고도화되면서 R&D 전문 인력 및 제조 고급 인력에 대한 외투기업 수요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투기업 투자 확대를 위한 전문 인력 육성과 함께 서비스 인력 충원을 위한 적극적 지원 정책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