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까지 확대됐지만 적용 대상은 여전히 제한적

대출 갈아타기 시장이 외형적으로는 급성장하고 있으나, 실제 금리 인하 혜택은 철저히 고신용자와 특정 요건을 갖춘 차주에게만 집중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한 비교·신청 절차는 ‘원스톱’으로 간편해졌지만, 최종 승인 단계의 문턱은 여전히 요지부동이어서 “누구나 쉽게 갈아타는 시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환대출 서비스 도입 이후 지난해 말까지 이용자 42만 명이 총 22조8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옮긴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연간 이자 절감액은 169만원, 평균 금리 인하 폭은 1.44%포인트(p)에 달한다.
하지만 수치상의 성과와 달리 현장의 체감 온도는 싸늘한 분위기다.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최저 금리를 확인하더라도 본심사로 넘어가면 차주의 소득 현황과 내부 심사 기준 등에 가로막혀 ‘거절’ 통보를 받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플랫폼 화면의 조건이 최종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간극이 차주에게 박탈감을 주고 있다.

실제로 직장인 A 씨는 최근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연 4%대 대환 상품을 추천받아 신청했지만, 최종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플랫폼상에서는 우대금리가 적용된 수치가 보였으나 정밀 심사 단계에서 연체 이력이나 카드 사용 실적 등 은행별 세부 가산금리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 잣대를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플랫폼이 제시하는 ‘최저 금리’가 사실상 마케팅용 수치에 불과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최근 개인사업자까지 비대면 대환 대상이 확대됐지만, 이마저도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상 대출이 10억원 이하 운전자금 목적의 신용대출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시설자금, 보증부 대출, 담보대출 등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핵심 상품군은 대거 제외됐다. 제도의 외연은 확장됐으나 실질적인 ‘환승’ 통로는 좁은 구조다.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승인 문턱은 여전히 높은 ‘환승 금융’의 역설은 차주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플랫폼 활성화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갈아타기 가능 여부와 구체적인 제한 요인에 대해 보다 세밀한 사전 안내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비대면 대환 대상이 확대된 것은 고무적이나 실제 적용 범위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소비자에게는 제도 확대라는 구호보다 내가 가진 상품이 실제로 갈아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더 절실하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