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급등, 원·달러 환율 1500원대 재진입으로 증시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분기에도 코스피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다. 전쟁과 유가 충격으로 지수가 흔들리더라도 반도체 실적 모멘텀과 정책 기대가 하단을 지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30일 본지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2분기 증시 전망’ 설문조사 결과, 13명 중 10명(76.9%)은 2분기 증시가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명(15.4%)은 고점 형성 후 변동성 확대를 예상했고, 1명(7.7%)은 박스권 흐름을 점쳤다.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전반적인 방향은 상승 쪽에 무게를 뒀다.
코스피 예상 밴드는 6000~6500선이 가장 많았다. 13명 중 5명(38.5%)이 이 구간을 제시했고, 4명(30.8%)은 5500~6000선을 제시했다. 3명(23.1%)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응답이 가장 많이 몰린 구간이 6000~6500선이라는 점에서 2분기 국내 증시의 중심축은 ‘코스피 6000선 안착과 상단 6500선 시도’로 정리된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설문 참여자 가운데 가장 높은 7300선을 제시했다.
실제 1분기 코스피는 급등과 급락을 모두 경험했다. 연초 첫 거래일인 1월 2일 4309.63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2월 26일 6307.27까지 치솟았다. 이후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3월 27일 5438.87로 밀렸다. 2월 말 고점과 비교하면 13.8%가량 조정을 겪었다. 중동 전쟁과 금리, 환율 충격이 맞물리며 지수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됐다. 대다수 리서치센터장은 이를 추세 훼손보다 속도 조절 과정으로 해석했다.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는 반도체가 꼽혔다. 13명 중 10명(76.9%)이 핵심 상승 동력으로 반도체 등 실적 모멘텀을 언급했다. 정부 정책을 꼽은 곳은 4명(30.8%), AI 산업 성장을 거론한 곳은 2명(15.4%)이었다. 다만 주관식 의견까지 보면 정책과 AI 성장 역시 대부분 반도체 논리와 맞물려 언급됐다. 결국 실적과 정책, AI 성장이라는 세 축이 모두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산업이 GPU 및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와의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구조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기 밸류에이션 상승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이 2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반도체가 주도주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반도체가 이끄는 실적 개선과 저평가 해소가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정책도 증시 하단을 받치는 축으로 제시됐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실적 모멘텀과 함께 정책 동력이 증시를 지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리스크는 한 방향으로 모였다. 13명 중 9명(69.2%)은 중동 전쟁과 유가 급등 등 지정학·에너지 리스크를 2분기 핵심 변수로 꼽았다. 국제유가는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고, 원·달러 환율도 1500원선에 다시 올라섰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결합할 경우 수입물가 상승과 기업 비용 부담, 외국인 수급 이탈 가능성이 동시에 부각될 수밖에 없다. 금리 인하 지연이나 금리 상승 등 금리 관련 리스크를 언급한 응답도 5명(38.5%)에 달했다.
설문에 응한 대다수 리서치센터장은 전쟁과 유가, 환율 충격을 추세를 꺾는 구조적 악재보다는 단기 충격으로 해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의 3고 환경이 펀더멘털 훼손이 아니라 밸류에이션 조정 성격의 단기 충격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과 이란 모두 강대강 대치를 장기화할 여력이 크지 않다”며 “대외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2분기 내 코스피 6000선 안착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2분기 6000선 돌파 시점은 유동적일 수 있지만, 연내 돌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산업의 강한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고유가 충격이 누적될 경우 시장이 방향성을 잃을 수 있다”고 봤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산업 성장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금리 인하 지연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코스닥은 신중한 시각이 우세했다. 지수 전반이 일괄 강세를 보이기보다는 정책 기대와 실적을 갖춘 종목 중심의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 주도의 시장 활성화 정책이 지수 하단을 지지하고 있지만, 바이오와 2차전지 등 주요 섹터의 이익 모멘텀은 코스피 주도주만큼 뚜렷하지 않다”며 “전면적 강세장보다는 개별 종목 장세 중심의 변동성이 상존할 것”이라고 봤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정책 초기 개별 종목장세에 따른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후속 정책을 근거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