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총장 뒤흔든 ‘노란봉투법’…실체 없는 ‘사용자 책임’이 부른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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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욱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장이 26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스페이스닷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지회)

26일 오전 제주도 카카오 본사 앞은 노동조합의 격앙된 목소리로 가득 찼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분사 및 매각과 인력 감축에 대한 카카오 본사의 책임을 강력히 촉구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노사 간의 충돌을 넘어 최근 개정된 ‘노란봉투법’의 ‘사용자 정의 확대’가 산업 현장에 가져온 혼란의 서막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기자회견의 핵심 쟁점은 ‘사용자 책임’의 범위였다. 서승욱 카카오 지회장은 “2026년 개정된 노동조합법은 노동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를 사용자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100% 자회사의 운명을 결정하는 카카오 본사가 직접 고용 불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법이 규정한 ‘실질적 지배력’이라는 개념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점이다. 카카오와 같은 정보기술(IT) 지주사 구조에서 본사의 경영 전략에 따른 계열사 재편은 필수적인 경영 판단 사항이다. 하지만 개정 법안은 이러한 경영적 결정조차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간주할 여지를 남겨뒀다. 노조가 이를 근거로 본사를 직접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 하며 자회사의 독립적 경영권은 무력화되고 본사는 모든 계열사의 노사 분규에 휘말리는 ‘책임의 과부하’ 상태에 빠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지회는 경영진이 말하는 ‘경영 쇄신’의 실체가 결국 분사와 매각, 인력 감축이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 카카오게임즈와 포털 다음 매각 등 계열사 효율화 작업을 ‘경영진의 성과 독점’과 ‘노동자의 희생’으로 규정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기업 측에서는 정체된 성장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입장이다. 정신아 대표 취임 이후 카카오는 30% 이상의 계열사를 정리하며 내실 경영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직 재편은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정임에도 개정 법안의 모호함은 이를 ‘노동권 침해’로 해석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다. 경영진이 미래 성장을 위해 내리는 결단이 번번이 ‘노란봉투법’이라는 법적 허들에 걸려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실체 없는 사용자 논란은 국내 IT 생태계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본사가 자회사의 고용 관계까지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 기업으로서는 신규 투자나 유연한 조직 운영 자체를 기피하게 되는 ‘투자 위축’의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염려에서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이제 막 경영 쇄신의 터널을 지나 본격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는데 본사를 겨냥한 노조의 공동교섭 요구와 실질적 사용자 책임론이 향후 카카오의 모든 글로벌 전략과 M&A 행보에 족쇄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개정된 노조법이 정작 현장에서는 무엇이 적법한 경영이고 무엇이 부당노동행위인지 구분할 수 없게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전문대학원 교수는 “IT 업의 경우 다른 비즈니스보다 빠른 기술 변화에 따라 개발과 서비스 확장 등이 빠르게 진행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자회사와 분사 등에 관한 의사결정이 부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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