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 최대주주의 수상한 거래”…에스유앤피 투자자들, 전·현직 경영진 배임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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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들 “74억 투자, 수개월 만에 대폭 손상”
최대주주 측 “약정, 전 경영진 사안…투자도 정상”

(에스유앤피 홈페이지)

지난해 말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된 벤처캐피털 에스유앤피(옛 엠벤처투자) 투자자들이 최대주주와 전·현직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투자자들은 회사가 브라이트코리아 투자 명목으로 집행한 74억원이 실제로는 최대주주의 경영권 확보 과정에서 맺은 약정을 이행하기 위해 빼돌려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김철중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 대표, 심성보 에스유앤피 대표, 홍성혁 전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상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앞서 에스유앤피 소액주주연대는 지난해 12월 이들이 회사 자금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다며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 에스유앤피 최대주주는 수앤파트너스이며 김 대표는 해당 법인의 최대주주다.

논란의 핵심은 2024년 4월 집행된 74억원 규모 브라이트코리아 투자다. 고발장에 따르면 에스유앤피는 50억원을 투입해 자본잠식 상태였던 브라이트코리아 지분 49%를 인수하고, 24억원은 관계사에 대여했으며, 이 대여금도 브라이트코리아 전환사채(CB) 인수에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승인됐다.

투자자들은 이 자금 집행이 투자 목적이 아니라 과거 김 대표 측의 경영권 확보 과정에서 맺은 주식 매수 약정 이행을 위한 것으로 의심한다. 투자자들에 따르면 2022년 아이베스트투자로부터 50억원을 차입한 에스유앤피 경영진은 이듬해 3월 아이베스트투자 측에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 주식을 매수하게 한 뒤, 같은 해 말까지 일정 이자를 더해 되사주기로 약정했다.

소액주주 측은 ‘에스유앤피→브라이트코리아→서래커넥션→아이베스트투자’로 이어지는 자금 순환 구조를 지목한다. 투자 명목으로 나간 돈이 페이퍼컴퍼니를 거쳐 결국 최대주주의 주식 매수 대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주장이다.

소액주주 측은 “회사 자금으로 대여금을 상환하면 해당 자금이 다시 최대주주 측 지분 매수에 쓰이고, 이를 회사가 되사가는 구조”라며 “회사 자금으로 최대주주 지분 취득이 이뤄진 셈”이라고 꼬집었다.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 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또 브라이트코리아 투자 가치 평가 역시 비정상적이라는 게 소액주주측 주장이다. 이들은 해당 자산 가치가 불과 수개월 만인 2024년 말 기준 58억원이 손상처리되며 장부상 가액이 원금의 약 21% 수준인 약 16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했다. 특히 47억원으로 책정됐던 영업권은 단기간에 36억원이 상각돼 장부상 약 11억원만 남게 됐다고 계산했다.

소액주주 측은 “구주 가치를 부풀려 회사 자금을 빼내기 위한 수법”이라며 “외부 회계법인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 대표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문제가 된 주식 매수 약정은 전 경영진과 아이베스트투자 간에 체결된 것”이라며 “본인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브라이트코리아 투자에 대해서도 “실제 매출과 수주가 있는 기업으로, 거래소 상장 실질심사 과정에서 영업 지속성 등을 보완하기 위해 인수를 추진했다”며 “정상적인 투자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경영진이 제기한 동일한 취지의 고발은 이미 경찰 조사에서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며 “이번 고발은 고발인만 바뀐 채 다시 제기된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스유앤피는 신영기술금융을 모태로 한 1세대 창업투자사다. 한때 컴투스, 웹젠 등에 투자해 8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2024년 3월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 지난해 9월 최종 상장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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