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투명교정 시장의 표준 기업으로 자리 잡고 디지털 교정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덴탈뿐 아니라 메디컬·바이오로 사업을 확장해 세계 최고 투명교정 장치 기업이 되겠습니다.”
심운섭 그래피 대표는 최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본지와 만나 회사의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 전략, 향후 사업 확장 계획을 설명하며 이같은 목표를 밝혔다. 형상기억 소재 기반 투명교정 장치를 개발한 그래피는 3D 프린팅 소재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강 온도에서 부드러워지며 치아에 밀착되는 형상기억 소재를 적용해 교정 기간과 통증을 줄이는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넘어서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파트너십과 직판 전략을 병행하며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투명교정 장치를 넘어 소재 공급 중심 사업과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 등 메디컬 분야로 확장해 반복 매출 구조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디지털 교정 시장의 표준 기업으로 자리 잡는다는 목표다.
그래피는 3D 프린팅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서 출발했다. 심 대표는 30여 년 전부터 3D 프린팅 분야에서 일하면서 소재의 기술적 한계를 절감하고 이전 회사에서 3차원 구강 스캐너 개발을 경험하면서 차별화된 기술의 필요성을 느꼈다. 기존 사업과 중복되지 않으면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모색하던 그는 치과를 운영했던 가족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명교정 장치를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심 대표는 “창업 전 3D 프린팅 산업 현장에서 가장 큰 벽이 소재의 내구성과 안전성 부족이었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의료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기능성과 정밀도가 충분하지 않았고 외형 중심 기술에 머물러 한계가 있었다. 이에 고도화된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개발한 제품이 형상기억 소재 기반 투명교정 장치다. 기존 투명교정은 플라스틱 시트를 가열해 치아 모델 위에 씌우는 방식으로 치아와 완전히 밀착되지 않아 교정 효과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그래피의 형상기억 소재는 구강 온도에서 부드러워지면서 치아를 감싸듯 밀착되고 치아 이동을 효율적으로 유도한다.
심 대표는 “우리 소재는 체온에서 형상기억 효과가 상시 활성화되도록 설계돼 부드럽고 지속적인 교정력을 제공한다”라면서 “치아 뿌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면서 크기에 맞게 밀착해 교정 기간이 기존 대비 2~3배 단축되고 통증도 줄일 수 있다. 따뜻한 물에 반응해 소재가 일시적으로 연화돼 탈착도 쉽다”고 설명했다.
그래피는 해외 매출 비중이 80% 이상일 정도로 해외 비중이 크다. 인비절라인이 시장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존 투명교정 시장과 다른 기술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심 대표는 “1세대 투명교정은 치아 모델을 제작한 뒤 시트를 찍어내는 간접 제조 방식으로 오차가 발생하지만 우리는 3D 프린터로 환자 맞춤형 장치를 직접 출력해 적용한다. 복잡한 구조 설계와 부위별 두께 조절이 가능해지고 치료 예측성을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모델 제작 단계를 생략한 ‘모델리스’ 공법으로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친환경적 생산 방식도 구현했다”며 “기존 시장을 정면 돌파하기보다 기술 표준을 바꾸는 전략으로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장 전략도 지역별로 차별화한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은 직접 브랜드로 진출하고 러시아와 중국 등은 현지 파트너와 협력하는 방식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형 치과 유통사 벤코 덴탈과 협력해 3만여 개 치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확산 전략을 추진한다. 중국 시장에서는 덴탈 그룹 본덴트와 협력해 인증 이후 화이트라벨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그래피는 투명교정장치 뿐 아니라 소재 중심 사업과 투명교정 기술 기반의 메디컬 분야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소재 사업을 위해 이미 원재료를 직접 개발·생산해 소재 공급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
심 대표는 “장비 판매뿐 아니라 소재 공급, 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 모델을 확장할 수 있다. 장비는 한 번 팔면 끝이지만 소재는 치료 케이스가 늘어날수록 매출이 누적된다. 이를 통해 장비 판매 이후에도 소재 공급을 통해 반복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덴탈 분야에서 임상 데이터를 축적한 뒤 메디컬 영역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담도관 스텐트 등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 소재를 개발 중이며 보청기 등 의료 분야로 적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인체 적용을 위해 체온에서 부드러워지고 내구성을 확보한 소재 개발에 집중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세라믹 치아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투명교정 시장의 표준 기업으로 자리 잡겠단 구상이다. 심 대표는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시대를 열었듯 그래피가 디지털 교정의 표준이 돼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 궁극적으로 세계 최고의 투명교정 장치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