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업무 기피·시장 위축 우려” [공직 다주택자 딜레마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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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준 적용해도 논란 불가피”
다주택자 압박, 전ㆍ월세 불안 우려
“사회 다양한 목소리 반영해야”

(그래픽 출처=챗GPT)

전문가들은 주택 보유 여부만으로 정책 담당자를 배제할 경우 이미 과중한 업무로 기피 대상이 된 부동산·주택 정책 부서의 인력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다주택자에 대한 대통령의 규제 강화 발언이 반복될 경우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전반적인 정책 신뢰도 저하로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투기성 다주택·고가주택 공직자 부동산 정책 배제’ 지시와 관련해 이를 뒷받침할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보유 여부만으로 정책 담당자를 배제할 경우 인력 공백이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예외를 인정하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어떤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도 “상속 등 불가피한 경우도 있기에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 담당 공무원의 업무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정책을 이끌 적임자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택 정책관련 부서의 한 관계자는 “주택을 담당하는 1차관실과 교통을 맡는 2차관실 중 이미 2차관실의 인기가 훨씬 높은 편”이라며 “과중한 업무에 제약도 많아진다는 우려에 갈수록 부동산·주택 분야에 대한 기피가 심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과거 비슷한 문제가 불거졌을 땐 실익을 따져 직을 내려놓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당시 다주택자 청와대 참모진을 대상으로 주택 처분 권고가 이어졌고 김조원 민정수석이 사퇴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 정부에서도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이 갭투자 논란이 일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바 있다.

나아가 다주택자 배제 기조가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다주택자 배제가 강화될수록 전·월세 시장에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비중 축소는 전·월세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실수요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런데도 다주택자 배제 기조를 유지한다면 정책 설계의 기준과 방향을 보다 정교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고 교수는 “투기성 판단보다는 주택 수 기준으로 접근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며 “2주택까지는 다주택으로 보기 어렵고 최소 3주택 이상부터는 정책적으로 관리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책은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반영해 설계돼야 한다”며 “특정 집단을 배제한 상태에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정책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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