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에 원인 확인하고 적절히 치료해야

누구나 한 번쯤 귀에서 ‘삐-’ 하는 소리를 경험한다. 대부분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이명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청력 저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이명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환자 상당수가 본인도 모르는 사이 진행된 난청을 진단받는다.
이명은 외부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귓속 또는 머릿속에서 소리를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본인은 이명 때문에 괴롭더라도 주변 사람은 그 소리를 듣거나 느낄 수 없다. 대부분 청각 기관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청각 기관의 손상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신호가 발생하고 이것이 중추신경계에서 이명으로 감지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명과 환청을 혼동하기도 하지만 이들은 완전히 다르다. 환청은 음악이나 목소리처럼 의미가 있는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며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에서 나타난다.
이명과 난청은 귀의 구조와 뇌의 작동 방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소리는 외부에서 들어와 고막과 이소골을 거쳐 달팽이관에 도달한 뒤 유모세포(Hair cell)가 이를 전기 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 인식된다.
하지만 노화, 소음 노출, 특정 약물 등의 영향으로 유모세포가 손상되면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이명이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청각 자극이 줄어들면 뇌는 부족한 신호를 보완하기 위해 민감도를 높이는데 이를 ‘중추 이득 증가(Central Gain)’라고 한다. 이는 라디오 신호가 약할 때 볼륨을 올리면 잡음이 커지는 현상과 유사하다. 결국 뇌가 과도하게 신호를 증폭시키면서 실제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만들어내고 이것이 ‘삐-’ 하는 이명으로 인식된다.
이명 환자 상당수는 이미 청력 저하가 동반된 상태다. 특히 말소리 구별이 어려울 정도의 난청이 있다면 보청기 착용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보청기를 통해 외부 소리가 다시 충분히 입력되면 뇌가 이명에 집중하는 정도가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회(AAO-HNSF) 가이드라인에서도 난청이 동반된 이명 환자에게 보청기 평가를 권고하고 있다. 또한 고령층에서는 난청 교정이 이명 완화뿐 아니라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위험 감소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명이 모두 난청 때문은 아니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전신 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영호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갑작스럽게 발생한 이명이라면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돌발성 난청의 경우 약 90%에서 이명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청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똑같은 소리라도 그것이 ‘단순 불편함’인지 ‘청력 저하’인지는 전문의의 정밀한 검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조기에 원인을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소중한 청력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