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민화부터 팝아트까지…융복합 전시로 조명하는 ‘유교의 다양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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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총괄한 박정언 연구위원 "유교를 현대인의 삶에 단계별로 이식"

▲전시 전경 (사진제공=한국유교문화진흥원)

유교가 과거의 사상이 아닌 현재의 질문으로 다시 호명됐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지난달 24일부터 개최하고 있는 '더 커넥터: 세계관의 확장(THE CONNECTOR)' 얘기다. 전통 철학과 현대 예술, 지역과 세계를 잇는 전시가 관람객과 만난다.

21일 한국유교문화진흥원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유교의 핵심 가치인 인(仁)을 현대 사회의 생태 위기와 공존의 윤리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모든 고통은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단일한 인간이 아닌 생명 공동체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한다.

전시를 총괄한 박정언 연구위원은 스스로를 '콘텐츠 커넥터'로 정의한다. 그는 "과거의 지혜를 현대의 언어로 번역하는 역할을 하고자 했다"며 "이번 전시는 유물을 보여주는 데 머물지 않고 서로 다른 세계를 잇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이 강조한 연결은 세 가지다. 조선의 유교 세계관과 현대인의 삶을 잇는 시공간의 연결, 논산이라는 지역 서사를 런던 등 글로벌 예술과 연결하는 확장, 그리고 세대 간 감각의 간극을 좁히는 문화적 연결이다.

이번 전시는 기획자가 직접 콘텐츠 제작에 참여한 점에서도 특징을 보인다. 박 연구위원은 "기획자는 작품을 선택하는 역할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프로듀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언 연구위원 (사진제공=한국유교문화진흥원)

이번 전시에는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엘리 허경란이 참여한다. 박 연구위원은 "논산에서 발원한 유교 문화가 동시대 글로벌 미술과도 맞닿아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가장 한국적인 콘텐츠가 생태적 공존이라는 세계적 질문에 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시의 핵심 개념인 인(仁)에 대해 박 연구위원은 "타자의 고통을 내 것처럼 느끼는 공감의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의 생태 위기는 연결이 끊어진 데서 비롯됐다"며 "조선 실학자들의 개방적 세계관이 오늘날 공존의 문제를 풀 수 있는 윤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시는 지식 전달보다 관람객의 경험과 감정에 무게를 둔다. 박 연구위원은 "유물은 설명의 대상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매체가 돼야 한다"며 "관람객이 전시를 통해 자신의 삶과 연결된 의미를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진흥원이 이어온 유교 전시 연작의 흐름을 집약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는 "인간을 넘어 생명 공동체 전체로 시야를 넓히는 서사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진흥원 전시사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11월 29일까지 한국유교문화진흥원 1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박정언 연구위원은 지난 20여 년간 역사교육과 박물관 현장을 누비며 전통유산의 현대적 가치를 발굴해온 콘텐츠 기획 전문가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역사와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국 UCL(University College London)교육대학원(IOE)에서 뮤지엄 교육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26 융복합 특별전시 '더 커넥터: 세계관의 확장(THE CONNECTOR)' 포스터 (사진제공=한국유교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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