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1' 결제 혁신 속 韓 증시 변화 가속…저PBR·지주사 재평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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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본시장이 주식 거래 후 대금이 하루 뒤 들어오는 ‘T+1’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도 추세에 맞춰 현행 'T+2' 결제 체제에서 ‘T+1’ 체제로 변화할 전망이다. 자본시장 개선을 위한 정부의 청사진 발표에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 전반과 지주사에 대한 재평가 기대 역시 확산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2024년 5월 28일 ‘T+1’을 시행하는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축이 ‘하루 결제’로 이동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 시장과 연계성을 고려해 이보다 하루 앞선 5월 27일 전환을 마쳤다. 인도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2023년 1월부터 ‘T+1’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T+1’ 도입을 앞둔 국가도 많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스위스는 2027년 10월 11일 동시 전환을 목표로 합의를 마쳤다. 칠레·콜롬비아·페루 등 중남미 국가들도 2027년 2분기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들의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시장의 약 75%가 ‘T+1’로 전환을 마치게 된다.

2014년 유럽연합(EU)이 ‘T+3’ 결제 주기를 ‘T+2’로 단축하면서 다른 시장들도 뒤따라 도입한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아직 구체적 방안이나 일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싱가포르·태국·대만·말레이시아·일본·호주도 ‘T+1’ 체계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도 ‘T+1’ 도입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이 부분을 강조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선제적으로 청산·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화답했다.

미국은 ‘T+1’ 제도를 도입하면서 유동성 공급 효과를 봤다. 제도 도입 4개월 만에 증권청산기구(NSCC)의 청산기금이 128억 달러에서 98억 달러로 약 23% 감소했다. 매매 체결부터 실제 결제까지의 기간이 줄자 거래 상대방의 결제 불이행 위험과 급격한 주가 변동 리스크에 노출되는 시간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증권사들이 리스크에 대비해 예치해야 할 증거금 부담이 줄었고, 그만큼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한국의 경우 주가의 변동폭을 30%로 제한하는 상·하한가 제도가 있어 원래 증권사의 증거금 부담이 미국보다 낮다는 지적도 있다. 시스템 교체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T+1’을 도입하더라도 실제 시장이 얻게 될 실익은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또한 국가 간 시차 탓에 외국인 투자자는 사실상 당일 결제를 처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는 한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연구소는 은행과 증권사는 시차와 외환 관리의 복잡성으로 인해 국가 간 결제를 관리할 수 있는 시간이 실질적으로 약 80% 감소한다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최지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많은 국가가 결제주기 단축의 장점에 대해 공감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시아 시장은 아직 논의 단계에 있으며 시차 및 환전을 위한 시간 확보가 필수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전날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일반주주 권익을 강화해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를 완화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정부가 자본시장 체질 개선 청사진을 공식화하면서 시장에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번 방안을 단기 부양책이 아니라 자본시장 구조를 바꾸는 제도 패키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증권가는 저PBR 기업 공표 방안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저평가 상태를 장기간 방치해온 기업들에 시장과 제도의 압력이 동시에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BR 1배 미만 기업들에 관한 관심이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최대주주가 개인인 기업들의 경우 상속·증여세 제도 개편 논의까지 맞물리면 추가적인 주가 모멘텀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주사는 이번 정책 패키지의 교차점에 놓여 있다. 중복상장 이슈, 구조개편 시 공정가액 산정, 저PBR 해소, 자산 공정가치 공시, 기관투자자 감시 강화 등이 모두 지주회사 할인율 축소 논리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순자산가치(NAV) 디스카운트 주요 원인인 지배구조 불확실성과 중복상장 이슈가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디스카운트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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