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수익·자산매각 활용…씨케이, 지주사 지분 29% 확보

KPX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옥상옥’ 기업 씨케이엔터프라이즈(씨케이)가 계열사 간 통행세 구조와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양준영 KPX홀딩스 회장의 그룹 장악력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10년간 씨케이가 양 회장에게 지급한 배당 및 감자 대금은 146억원에 달하며, 최근 3년간은 대규모 자산 매각과 배당 수익을 지주사 지분 매입에 집중 투입해 사실상 ‘양준영의 KPX’를 완성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케이의 2025년 매출액은 95억원으로 전년(79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 또한 2024년 5억원에서 2025년 6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매출의 99%인 94억원이 주력 계열사와의 상품 거래에서 발생하는 ‘상품수출’이라는 점이다.
씨케이는 KPX케미칼로부터 상품을 매입해 베트남 현지 법인(VINA FOAM 등)에 수출하는 구조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실제 2025년 기준 특수관계자 매출은 95억원, 매입은 74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매출 49억원 수준이던 씨케이는 10년 만에 덩치를 두 배 가까이 키우며 오너 일가의 핵심 현금 창출원으로 고착화됐다. 과거 부동산 임대수입에 의존하던 씨케이는 2012년 상품수출 항목을 추가한 이후 계열사 물량을 발판 삼아 오너 일가의 핵심 현금 창출원으로 변모했다.
양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씨케이는 내부거래로 축적된 이익을 배당과 유상감자를 통해 고스란히 양 회장에게 전달했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씨케이가 양 회장에게 지급한 누적 현금은 총 146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2019년 11억원의 배당을 시작으로 2021년 14억원, 2022년 13억원, 2023년 14억원, 2024~2025년 각 15억원 등 총 82억원의 배당금이 지급됐다. 특히 2021년에는 자본금을 줄여 주주에게 현금을 돌려주는 유상감자를 단행, 64억원을 일시에 지급했다. 이 자금들은 양 회장이 외부 자금 조달 없이 지주사 지배력을 확대하는 핵심 종잣돈이 됐다.
씨케이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씨케이는 지주사인 KPX홀딩스와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며 거둬들인 배당금을 다시 지주사 지분 매입에 재투자하는 방식을 취했다. 씨케이의 영업외수익 중 배당금수익은 2023년 29억원에서 2024년 31억원, 2025년 43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씨케이가 보유한 KPX홀딩스 지분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배당을 받고, 그 돈으로 다시 지분을 사는 지배력 강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음을 의미한다.
결정적인 승부수는 2023년 단행한 자산 정리였다. 씨케이는 부산 사상구 토지ㆍ건물 매각(195억원)과 진양홀딩스 지분 전량 매각(208억원)을 통해 약 403억원의 현금을 일시에 확보했다. 이 실탄은 즉각 KPX홀딩스 주식 매입에 투입됐다. 2022년 말 290억원(취득원가 기준,47만4641주)이던 씨케이의 KPX홀딩스 보유 지분 가치는 2025년 말 689억원으로 급증했다.
씨케이는 현재 KPX홀딩스 주식 122만314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분율 28.89%)다. 양 회장의 개인 지분(12.19%)을 합치면 오너 일가의 지주사 지배력은 41%에 달한다. 2025년 부친인 양규모 전 회장의 지분 매각 이후 양 회장은 씨케이라는 지렛대를 활용해 사실상 그룹 승계 마침표를 찍었다는 평가다.
한편 씨케이는 내부거래와 관련해 앞서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KPX 소속 진양산업이 씨케이에 수출 영업권을 무상 제공한 행위에 대해 향후 금지명령과 두 회사에 각각 13억여원, 2억여원의 과징금 부과를 조치했다. 이를 전후로 씨케이의 영업이익 규모는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낮아지는 변화로 이어졌다.
지주사 관계자는 “공정위 이슈 등은 당시 과징금 등을 납부하고 모두 해결한 것으로 안다”며 “씨케이 내부거래와 관련해 모회사 차원에서 지침을 내리거나 하지는 않으며 향후에도 기존 거래와 달라지는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