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소상공인 규모는 늘고 있지만 청년 소상공인은 빠르게 줄고 있다. 창업 생태계에서 젊은층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소상공인 업계의 역동성과 체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본지가 중소벤처기업부의 ‘2024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20대 청년 소상공인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 자료에 따르면 대표자가 20대 이하인 소상공인 기업체 수는 3만6000개를 기록했다. 전년(5만개) 대비 26.6% 급감한 수치다. 이 기간 전체 소상공인 기업체 수가 596만개에서 613만개로 약 3%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기업체 수가 늘어난 30대와 40대, 50대 모두 각각 15.8%, 22.9%, 13.9% 증가율을 보이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또 60대 이상 고령 대표자 기업체는 2024년 215만개로 전년 170만개 대비 20.9% 감소해 20대 이하보다는 가파르지 않았다. 다만 감소 기업체 수는 44만8000개로 가장 많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저출생 문제와 인구 구조 변화 등으로 앞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표본조사 한계와 모수 대비 (청년 소상공인의) 낮은 비중으로 통계적인 착시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 자영업·소상공인 감소 흐름은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의 연령별 비임금근로자 통계(농림어업제외)를 보면 지난해 8월 기준 15~29세 자영업자 수는 1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24년 8월 19만3000명과 비교해 31.6% 급감했다. 코로나가 확산하던 2022년 8월 19만6000명을 기록하며 증가세로 돌아선 뒤 2023년 8월 20만명을 넘어섰지만, 2024년부터 감소세로 전환해 2년 연속 줄었다.
청년 소상공인 감소 배경엔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20대 소상공인들이 30대로 이동한 자연적인 원인이다. 동시에 인구구조 변화로 20대 청년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두 가지 배경으로 단기간에 청년 소상공인이 26% 넘게 줄어든 현상을 설명하는 건 자연스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은애 중소벤처기업연구원(KOSI)연구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최근 몇 년간 창업 수보다 폐업 수가 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청년 인구 감소와 함께 창업 환경 악화가 동시에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창업을 시도하는 젊은층이 줄고, 이미 사업을 시작한 청년 사업자들도 시장을 떠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청년 고용 부진 역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인구구조 변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감소세는 사실상 불가피하다. 앞서 국가데이터처는 2024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청년세대(만 19~34세)의 비율이 2050년 11.0%(521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간 소상공인 업계는 창업과 폐업, 재창업이 반복되는 ‘회전문 창업’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6.6%)을 웃도는 자영업자 비중, 부실 업체의 정책 자금 의존 심화 등을 문제로 지적해 왔다. 묻지마 창업과 채무 확대로 인한 리스크 확대가 경제 뇌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양적 확대를 줄이고 옥석 가리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이유다.
문제는 청년 소상공인 감소가 생태계의 활력과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청년 창업자들은 온라인 판매와 배달 플랫폼 활용, SNS 마케팅 등 디지털을 중심으로 도전적인 아이디어와 실험적인 사업 모델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청년 창업 감소가 혁신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소상공인 연령의 고령화와 디지털 전환 속도 둔화, 지역 상권 축소로 창업 생태계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정책 대응을 통해 흐름을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수정 KOSI 소상공인·상생연구실장은 “청년층 상인이 유입되려면, 결국 해당 상권에 다수의 잠재 고객이 확보될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고 청년층의 정주 여건도 마련돼야 한다”라며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지역 내 문화와 연결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타 부처나 지자체와 함께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정부는 고용에서 창업으로의 대전환을 목표로 추진하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로 테크창업 4000명과 로컬창업 1000명, 총 5000명의 예비창업자를 선발한다. 로컬창업엔 비기술 창업인 생활창업이 포함된다. 정부는 로컬창업을 통해 혁신형 소상공인을 육성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