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골목상권 지형도가 크게 바뀌었다. 고금리와 내수 침체가 이어진 최근 3년 사이 서울 골목상권은 온라인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대면 교육·의료·식음료 업종을 중심으로 새 생태계를 형성했다. 반면 옷가게와 부동산 중개업소 등 전통적인 소상공인 업종 매장은 크게 줄었다.
11일 본지가 2025년 3분기 서울 상권현황을 분석한 결과 3년 전에 비해 골목상권 내 매장 수 감소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업종은 부동산중개업과 일반의류로 집계됐다.
부동산중개업 매장 수는 2022년 3분기 4만3413개에서 2025년 3분기 3만7764개로 13%(5649개) 줄었다. 일반의류 매장 역시 같은 기간 5만888개에서 4만6828개로 8%(4060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거래량이 감소한 것이 부동산중개업의 매장 축소로 이어졌고, 패션 소비가 이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 흩어지면서 오프라인 옷가게의 매출 감소와 폐업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떠난 빈자리는 대면 서비스 중심의 교육과 식당 업종이 빠르게 꿰찼다. 분석 결과 일반교습학원 매장 수는 2만1534개에서 2만3986개로 11.4%(2452개) 늘어났다. 일반교습학원 전체 매장 수 순위 역시 같은 기간 5위에서 4위로 상승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학부모와 학생들의 수요가 오프라인 대면 학원으로 돌아온 결과로 보인다. 한식음식점은 이 기간 매장 수가 4만9471개에서 5만1817개로 4.7%(2346개 증가) 늘어나 일반의류를 제치고 2022년 3분기 전체 매장 수 2위에서 지난해 3분기 1위 업종으로 안착했다.
기타 업종의 매장 수 순위도 요동쳤다. 코로나19 이후 회식·음주 문화 축소 영향으로 이른바 ‘2차 회식 장소’로 여기던 호프·간이주점 매장이 1만5863개에서 1만4357개로 9.5%(1506개) 줄었다. 화장품 매장 역시 1만4451개에서 1만3172개로 8.9%(1279개) 증발했다.
반면 최근 점포 수가 급증한 곳도 눈에 띄었다. 동네 병원을 의미하는 일반의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만1665개의 매장 수를 기록하며 새롭게 매장 수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동네 상권의 핵심 축이 의료 시설로 교체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이런 서울 상권 지형도 변화에 대해 “최근 수년간 상권 변동의 특징은 선호 업종의 전반적인 흥망 주기가 짧아졌고 코로나19 종식 이후 뜨는 업종과 지는 업종이 명확해졌다”며 “여기에 최근 들어 경기 불황 등으로 영업 환경이 많이 악화됐다. 이러한 상황들을 반영해 예비 창업자는 시장 환경을 철저히 분석해 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