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항 노조도 인력 운영ㆍ안전 문제 등 개선 목소리
사용자성 범위 쟁점⋯사측 “요구 내용 검토 뒤 대응”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 시행 첫날, 양대 공항공사 자회사 노조가 원청인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와 한국공항공사(한국공)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장에서 법 시행과 동시에 교섭 요구가 제기되면서 양대 공항공사가 자회사 노동조건과 관련해 어디까지 사용자성을 인정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10일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이날 노란봉투법 시행을 맞아 인국공에 직접 교섭 요구서를 제출했다. 인국공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의 자회사 노동자로 구성된 전국공항노조도 이날 자회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관련한 원청 직접 교섭을 공식 요구했다.
노조는 원청 교섭 참여와 함께 4조2교대 시행, 필요 인력 충원, 노동시간 단축, 모·자회사 간 차별 철폐 등을 요구했다.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연속야간노동을 없애고 환경미화 노동자의 하루 8시간 근무와 주4.5일제를 포함한 노동시간 단축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인천공항 4단계 확장에 따른 필요 인력을 충원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할 것도 요구했다.
전국공항노동조합도 한국공을 상대로 원청 교섭을 요구하며 공항 현장의 인력 운영과 안전 문제, 모·자회사 운영 구조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조 측은 불공정한 계약 관행 개선과 근무체계 개편, 안전한 일터 조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원청의 교섭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문설희 인천공항지역지부 정책국장은 “2020년 인국공과 교대제 개편 합의를 했고 2022년에는 자회사와도 관련 합의가 있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며 “오늘부터 개정 노조법이 시행되는 만큼 자회사뿐 아니라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면서 투쟁과 교섭을 함께 하겠다는 자리”라고 말했다.
양대 공항공사 자회사 노조가 모기업을 상대로 교섭 요구를 예고한 건 하청·간접고용 노동자가 원청(실질적 지배·결정자)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일명 노란봉투법이 이날부터 전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원청 사용자 범위를 넓힌 데 있다.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았더라도 노동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으면 그 범위 안에서 사용자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노조 입장에서는 자회사와의 교섭만으로 풀리지 않던 교대제, 인력, 안전 문제를 이제 원청과 직접 다툴 법적 근거가 생겼다고 보는 셈이다.
다만 관건은 교섭요구서 접수 자체가 아니라 공항공사가 자회사 노동조건과 관련해 어디까지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느냐다. 결국 원청이 임금, 인력 규모, 근무체계, 예산 등에 어느 수준까지 실질적 결정권을 행사해 왔는지가 향후 판단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 노동법 전문 변호사는 “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원청 교섭 요구의 길은 넓어졌지만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실질적 결정권을 행사해 왔는지가 사용자성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며 “원청이 사용자성을 부인할 경우 노동위원회나 법원의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인국공과 한국공은 이번 교섭요구와 관련해 요구 내용을 검토한 뒤 대응 방향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전담 TF팀 구성 및 외부 자문단 구성을 통해 개정 노조법 지침 전반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고용노동부로부터 사용자성이 인정된 의제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과 규정 등에 따라 교섭에 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도 “노조 측 교섭요구서를 접수해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교섭 당사자 여부와 대응 방향은 관련 법령과 요구사항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