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정세 불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산 석유와 LNG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에너지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공격 경고를 보내고 실제로 일부 선박을 공격했다. IRGC 사령관의 보좌관인 이브라힘 자바리는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폐쇄된 상태"라며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혁명수비대는 지금까지 약 10척의 선박을 공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와 가스 수출 물량이 지나가는 핵심 해상로다. 전 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하는 만큼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이 같은 불안정성은 미국 에너지 기업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산 원유와 LNG의 공급 리스크가 커질수록 상대적으로 정치ㆍ군사적 안정성이 높은 미국산 에너지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에너지 시장에는 미국산 LNG 비중이 빠르게 늘었다. 미국 에너지 경제 및 재무 분석 연구소(IEEFA)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LNG 수입에서 미국산 비중은 2021년 약 25% 수준에서 2024년 약 45%까지 상승했으며, 2025년에는 55~60%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집계된다. 수입 물량 역시 같은 기간 약 21bcm에서 81bcm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중동 LNG 상당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해협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산 LNG의 상대적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할 때 공급 안정성이 높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일부 국가에서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원유 수입량의 20~25%를 차지하는 중동산 일부를 미국산으로 대체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약속한 1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계획과도 맞물려 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유가와 해상 운송 비용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원유와 LNG 수송의 핵심 통로인 해협의 통행 차질이 이어질 경우 주요 에너지 수입국들의 공급선 다변화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