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랜드리테일 과징금 일부 취소 확정…“인력지원 아냐”

기사 듣기
00:00 / 00:00

“계약금 거래·대표이사 겸임, 부당지원 아냐”
스파오 자산대금 지연만 인정

▲대법원 (연합뉴스)

이랜드그룹 계열사 간 거래를 ‘부당지원’으로 판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시정명령과 약 41억원의 과징금 처분에 대해 대법원이 일부 취소 판결을 확정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랜드리테일은 백화점과 할인점 등을 운영하는 유통업체이고, 이랜드월드는 의류·잡화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두 회사는 모두 이랜드그룹 계열사다.

앞서 공정위는 리테일이 계열사인 월드에 자금과 인력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약 4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먼저 리테일이 2016년 12월 월드로부터 인천 부평구 창고 건물과 전남 무안군 토지를 합계 670억원에 매수하기로 계약하고 560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했다가 약 6개월 뒤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돌려받은 거래를 문제 삼았다.

공정위는 해당 거래가 형식상 부동산 매매계약이지만, 실제로는 계약 체결부터 해제까지 약 6개월 동안 계약금 상당의 자금을 무상으로 대여해 준 것과 같은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리테일이 2014년 의류 브랜드 ‘스파오(SPAO)’ 관련 자산을 월드에 양도하면서 약 511억원의 양도대금 회수를 약 3년 가까이 지연하고도 지연이자를 받지 않은 점도 부당지원 행위라고 봤다. 공정위는 이로 인해 월드가 사실상 무이자로 자금을 사용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2013년 1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두 회사 대표이사를 동시에 맡은 임원의 급여를 리테일이 전액 부담한 행위도 계열사에 인력을 무상 제공한 부당한 인력지원 행위라고 봤다.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그러나 원심은 부동산 매매 계약금 지급·반환 거래는 실질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당 처분을 취소했다. 또 대표이사 겸임 임원의 급여를 리테일이 부담한 행위 역시 계열사에 인력을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스파오 자산 양도대금 지급을 장기간 지연하면서 지연이자를 받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계열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이라며 부당지원 행위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원심은 14억3500만원을 초과하는 과징금 부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특히 계열사 간 부당한 인력지원 행위가 성립하려면 해당 인력이 실제로 지원을 받는 회사의 업무를 수행했다는 사실이 먼저 확인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한 사람이 두 회사의 대표이사를 겸임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한 회사가 다른 회사에 인력을 제공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해당 임원이 실제 월드 업무를 수행했다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대법원은 해당 임원이 대표이사를 겸임한 기간 동안 월드에서 전자결재 13건을 처리한 사실만으로는 근로에 준하는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당시 두 회사 모두에 다른 각자대표이사가 존재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임원이 실제로 월드 업무를 수행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은 결국 대표이사 급여를 리테일이 전액 부담했다 하더라도 이를 통해 월드에 과도한 경제적 이익이 제공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인력지원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