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인허가 잇달아 확보⋯시장 진입 기반 마련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잇달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진단 장비부터 치료기기, 의료 인공지능(AI)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 시장 진입 기반을 마련하면서 K-의료기기가 수출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5일 의료기기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기업들은 미국 시장 진출의 핵심 관문인 FDA 510(k) 승인과 의료기기 등록을 연이어 획득했다. 과거 일부 품목 중심의 단발성 진출과 달리 제품군 전반에서 인허가 사례가 축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 전반의 경쟁력 향상으로 해석된다.
뇌신경 자극 의료기기 기업 리메드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경두개 자기자극기(rTMS) ‘SPRY TMS’에 대해 FDA 510(k) Clearance(판매허가)를 획득했다. 해당 장비는 우울증 등 주요정신과 질환 치료에 활용되는 비침습 뇌자극 기기로 미국 내 판매를 위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미국은 전 세계 정신건강 치료 시장의 최대 수요처로 관련 치료기기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리메드는 앞서 2024년 미국 신경과학 솔루션 전문기업 소테릭스 메디컬(Soterix Medical Inc.)과 주문자위탁생산(OEM)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약 2년간 북미 시장의 규격과 임상 요구사항을 반영한 제품 디자인 최적화, 기술 고도화, 안전성·유효성 검증 과정을 공동으로 수행했다.
안광학 의료기기 기업 휴비츠도 시력 진단 장비 ‘HRK-1’에 대해 FDA 클래스Ⅰ 의료기기 등록을 완료하고 캐나다 보건부 라이선스를 확보했다고 최근 밝혔다. HRKT-1은 자동 굴절 검사와 각막 지형 분석 기능을 통합한 장비로, 정밀 진단과 진료 효율화에 활용되는 제품이다.
휴비츠는 지난해 북미 사업 구조 재정비 과정에서 기존 미국 자회사 청산 절차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영향으로 일부 행정 절차 지연과 현지 영업 활동 차질이 발생해 미주 매출이 일시적으로 둔화 요인 영향을 받은 바 있다. 이번 FDA 등록을 계기로 휴비츠는 올해부터 미주 매출 회복과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 AI 분야에서도 성과가 이어졌다. 뇌질환 영상 분석 솔루션 기업 뉴로핏은 알츠하이머병 영상 분석 AI 솔루션 ‘뉴로핏 아쿠아 AD 플러스’에 대해 올해 1월 FDA 510(k) 승인을 획득했다.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영상을 자동 분석해 치료 대상 환자 선별과 치료 효과 평가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뉴로핏 아쿠아, 뉴로핏 스케일 펫 등 기존 제품에 이어 세 번째 FDA 인허가를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워싱턴대학교와 뉴로핏 아쿠아 및 뉴로핏 스케일 펫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성과를 냈다. 회사 측은 “향후 미국 내 의미 있는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4년 5422억달러(801조원) 수준으로 추산되며 연평균 6.5% 이상 성장해 2032년에는 8866억달러(1311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미국 의료기기 시장이 2024년 1800억달러(약 266조원) 규모로 평가되며 2032년 3149억달러(약 46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기술 장벽과 엄격한 FDA 규제가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혁신적인 시장으로 평가된다.
의료기기 산업은 규제기관 인허가 확보가 곧 글로벌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특히 FDA 승인은 전 세계 시장에서 품질 인증 효과를 갖는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최근 흐름을 단순한 개별 기업 성과가 아니라 수출 구조 고도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FDA 인허가 사례가 늘어난다는 것은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기술력이 글로벌 표준에 근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