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 갑자기 가슴 통증이 느껴지고 식은땀이 난다면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과 실내외 온도 차로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면서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은 신속한 치료가 예후를 좌우하므로 갑작스러운 응급상황에 대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심근경색 환자는 최근 5년 동안 증가세를 보였다. 연도별 심근경색 진료 환자 수는 2020년 12만2231명에서 꾸준히 늘어 2022년 13만1759명, 2024년 14만3310명으로 파악됐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주된 원인은 동맥경화로, 혈관 벽에 쌓여 있던 플라크가 파열되면 그 위에 혈전이 생기고 혈전이 관상동맥을 막아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갑자기 차단된다. 심근은 한 번 괴사하면 회복되기 어려워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관상동맥 혈류가 막히는 순간부터 심근은 산소와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괴사 범위가 점점 커진다.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중앙을 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흉통이다. 통증은 수분 이상 지속하는 경우가 많고 점점 심해질 수 있으며, 식은땀, 숨참, 메스꺼움, 어지러움, 왼쪽 어깨·목·팔로 퍼지는 방사통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일부 환자는 흉통 없이 명치 불편감이나 답답함, 소화불량 같은 느낌으로 증상이 시작될 수 있고, 등·턱·팔꿈치·왼팔 등 가슴 외 다른 부위에서만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 고령자, 여성은 전형적인 흉통 대신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강지훈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통증이 잠시 가라앉았다고 안심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이는 증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잦아든 것일 수 있으며, 심근경색 여부는 정밀검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즉시 119를 호출하는 것이 안전하며,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운전해 병원에 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라며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는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편안한 자세로 안정을 취하고, 복용 중인 약 정보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도 응급 대응에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면 응급실에서 증상과 병력을 확인한 뒤 심전도 검사와 혈액검사를 시행한다. 심근경색 극초반에는 심전도가 정상으로 보일 수 있어, 심전도와 혈액검사를 반복적으로 시행해 진단을 확정한다. 필요에 따라 심장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관상동맥 조영술 등이 활용된다. 관상동맥 조영술은 혈관 안으로 들어가 실제 관상동맥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로, 유의하게 좁아진 부위의 발견은 치료 여부와 방법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근경색 치료의 기본 원칙은 막힌 관상동맥을 다시 열어주는 재관류 치료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스텐트 시술이다. 스텐트 시술은 가슴을 절개하는 수술이 아니라, 손목의 요골동맥이나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삽입해 관상동맥까지 접근한 뒤 막힌 부위를 넓히는 방식이다. 시술 후에는 혈관이 다시 좁아지지 않도록 스텐트가 혈관 안쪽에서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환자 상태를 고려해 스텐트 시술 이외에 약물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시술 이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가 중요하다. 강 교수는 “특히 항혈소판제는 스텐트 혈전증과 재발을 예방하는 핵심 약물로, 환자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라며 “생활 관리 측면에서는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운동은 심장 재활을 위해 가볍게 시작해 점차 강도를 늘리며 주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수준이 권장된다”라며 “식사는 균형 잡힌 저염식을 기본으로 하되,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고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식단이 도움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