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만 122만명 해외로"…'만성적자 여행수지'에 고민 깊은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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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둔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13일부터 18일까지 설 연휴기간 특별교통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기간 이용객수는 총 122만명(출입국 합계)으로 일평균 기준 20만4000명이다. 설 연휴기간 출발여객이 가장 붐비는 날은 14일, 도착여객이 가장 많은 날은 18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달 14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로 이전하면서 주차난이 심각해 탑승객은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된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내 경제가 반도체를 필두로 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그러나 화려한 성적표 이면에 20년 넘도록 만성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여행수지가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당장 올 설 연휴에만 122만 명이 해외를 방문하고 연간 3000만 명 이상이 해외여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행수지 적자 심화에 대한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2025년도 연간 한국의 경상수지는 123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중 서비스수지는 여행과 기타사업서비스를 중심으로 345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294억3000만 달러) 대비 51억 달러 가량 늘어난 수치다.

국내 여행수지는 2000년 이후 꾸준히 적자 행진 중이다. 여행수지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시기는 2017년으로, 당시 183억23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한동안 둔화했던 국내 여행수지 적자는 최근 들어 다시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135억 달러(134억9000만 달러)로 2018년 이후 가장 컸다.

국내 대표 휴가시즌으로 꼽히는 여름철 뿐 아니라 연휴마다 늘어나는 해외여행족은 여행수지에 있어 적지 않은 부담이다. 당장 올해 설 연휴는 예년 대비 짧은 닷새에 불과하나 해외여행 수요는 여전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설 연휴 하루 전인 13일부터 18일까지 총 출입국 여객 수는 122만 명으로 예측했다. 환승 여객을 포함하면 136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이용객은 일 평균 기준 20만4000명으로, 이는 지난해 설 연휴 기록한 일평균 20만 1000명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국내 여행수지가 만성 적자를 이어가는 직접적인 배경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보다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이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 'K콘텐츠' 영향력 확대 속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 1870만 명을 돌파했지만 양적 성장에 그치는 점도 문제다. 쉽게 말해 한국 여행을 온 외국인들의 소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과거 단체 관광객 중심의 '쇼핑 관광'이 MZ세대 중심의 '개별 체험 관광'으로 바뀌면서 1인당 소비 규모가 줄어든 여파도 있다.

여행수지가 국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지난해 7월 KB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여행수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25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여행수지가 중립(0)으로 개선됐다면 연간 명목GDP가 0.7%p(포인트)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뿐만 아니라 17만5000명 상당의 추가 고용 효과도 있을 것으로 봤다. 이는 여행수지 개선이 단순 수치를 넘어 국가경제 체력 강화와 직결됨을 시사한다.

관계당국과 전문가들은 여행수지 개선을 위해 단순한 관광객 숫자 늘리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료·웰니스,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등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을 적극 육성해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쓰게 만드는 전략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한은 측은 "외국인의 국내여행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문화 컨텐츠 확충, 관광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글로벌 여행객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여기에 한국인들의 여행 수요를 국내로 전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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