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인선 정당성 확보 포석…당국·시장 '참호 구축' 지적 반영
제도 도입 시 표 대결 관건…NPS·라이프운용 등 주주 연대 주목

BNK금융지주가 특정 지분을 보유한 주주로부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는 ‘주주추천 사외이사제’ 도입을 검토한다. 차기 회장 인선을 둘러싸고 불거진 ‘셀프 연임’ 논란을 정면 돌파하고 빈대인 회장 연임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2일 금융권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오는 15일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주간담회를 연다. 이번 간담회의 핵심 안건은 ‘주주추천 사외이사제도 도입 여부’다. 특정 주주의 문제 제기를 넘어, 제도 도입을 공식 논의 테이블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이번 간담회가 지난해 12월 라이프자산운용이 발송한 주주서한에 대한 후속 조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BNK금융 지분 약 4%를 보유한 라이프자산운용은 당시 서한에서 빈 회장이 단독 후보로 추천된 인선 과정의 폐쇄성을 지적하며, 이사회 투명성 강화를 위해 주주추천 사외이사제 도입을 요구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의 제안은 지분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로부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고 이들이 참여하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군을 구성하자는 것이 골자다. 회장 측근 중심의 임추위가 후보를 사전에 걸러내는 관행을 차단하고 주주 추천 후보가 실질적인 선임 단계까지 오를 수 있도록 ‘추천권’을 보장하라는 취지다.
금융당국의 압박도 변수다. 금융감독원은 BNK금융의 차기 회장 인선 절차와 지배구조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오는 16일까지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5일 신년 간담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빈 회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한 임추위를 두고 “절차적으로 조급하게 추진된 측면이 있고, 전 과정을 복기하면 투명성을 제고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사 임기 만료가 임박했다는 점도 제도 도입 검토 배경으로 꼽힌다. BNK금융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3월 빈 회장을 포함해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6명 등 총 8명 가운데 7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사회가 대폭 교체되는 시점에 주주와 당국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연임 과정에 제기된 논란을 불식시키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산이다.
제도가 도입될 경우 이사회 구도 변화도 불가피하다. 상법상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 룰’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현재 BNK금융의 우호 지분은 롯데그룹과 우리사주조합을 합쳐 약 14% 수준이지만, 3% 룰이 적용되면 합산 의결권은 6%로 제한된다.
반면 국민연금(약 9%)과 라이프자산운용(약 4%) 등이 연대해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경우, 주주 추천 이사가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여기에 소액주주 표심까지 더해지면 기존 이사회 인적 구성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BNK금융이 주주추천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폐쇄적인 거버넌스로는 당국과 시장의 압박을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며 “이번 간담회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주주 행동과 감독당국의 대응 수위가 결정될 수 있어 회사 측도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